마량리 동백나무숲과 동백정
언제 : 2014년 6월 9일 월요일
어디 :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마량리 동백정
워낙 힘들게 도착한 마량포인데 하필 해무가 짙어 멀리 볼 수 없어 안타까움이 더하다.
마량포를 구석구석 둘러보고
횟집에 들러 싱싱한 회와 소주를 마시고 하룻밤 이곳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렵게 찾아온 마량포를 남겨 두고
천연기념물 제169호 마량리 동백나무숲과 동백정을 찾아 발길을 돌린다.
마량포에서 동백정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풍경
가는 길이 장날이라고 힘들게 찾아온 서해에 해무가 짙게 드리워 시계가 좋지 못하다.
저 멀리 희미하게 띠섬이 조망된다.
이곳은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 선교사로서 성경 번역을 하러 인천에서 배를 타고 목포로 가던
아펜젤러 선교사(1858~1902)가 마량진에서 직선거리로 48㎞떨어진 어청도 부근에서 순직한 곳으로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과
교회가 세워졌다는데, 시간이 없어 지나쳤는데, 돌아와 지금 생각하니 아쉽기만 하다.
마량포 입구에서 약 500m 동백나무숲이 있다.
마침 석탄을 실은 기차가 화력발전소로 가고 있어 여행의 맛을 더한다.
이정표를 잘 봐야 했는데,
동백정을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발길을 서둘렀는데 저 앞 화력발전소가 있어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되돌아 나와 확인하니
발전소를 지나 끝 지점에 동백정이 있다네.
날은 덥고 어지간히 걸었기에 피곤도 밀려와 다시 돌아가는 발걸음이 편하지 않았다.
동백숲이 우거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동백정이 보인다.
동백정
동백나무 숲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날렵하게 지은 동백정은
1965년 舊 한산 현의 동헌을 옮겨다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동백정에 올라서면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일품이다.
동백정에서 손에 잡힐 듯한 조그만 섬 오력도는
오랜 옛날 어느 장수가 바다를 건너다가 신발 한 짝을 빠뜨린 것이 섬이 되었다고 하는 오력도가 손에 잡힐 듯해서
서해의 황혼이 물드는 풍경을 보기위해 사진작가들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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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숲에 우뚝 선 동백정에서 바라본
오력도
▼
옛날 어느 장수가 바다를 건너다가 신발 한 짝을 빠뜨린 것이 섬이 되었다고 하는 오력도
마량당집
500여년 전 이 마을 사람들은 뗏목을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였는데 바다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던 중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한 노파가 그 앞바다에서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용왕을 잘 위해야 화를 면하리라 생각하고
백발노인의 현몽으로 해안사장에서 널에 들어있는 선황 다섯 분과 동백(冬柏)나무 씨앗을 얻어 선황은 신당에 모시고
동백나무 씨앗을 주변에 심었는데 동백나무 숲 85주가 무성하며,
매년 정월 초 하룻날 당(堂)에 옭라 초 사흩날까지 제사를 지내온 것이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으며,
그 후부터 고기잡이에서 화를 입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내용으로 제사는 선창제(船艙祭), 독경, 대잡이, 마당제, 용왕제, 거리제로 이어져 제사가 시작되기 수일전에 경비로 호당
쌀 한되씩 거두어 드리고 신당 부근에 수십개의 어선깃발 풍어(豊漁), 만선(滿船)을 꽂고, 화주,
화장(선주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 당굴(대잡는 사람) 2~3 등의 의상 준비 등 제반준비가 끝낸다.
무창포에서 조망되던 굴뚝이 바로 서천화력발전소 굴뚝이었다.
동백나무숲
그토록 보고 싶었던 동백나무숲과 동백정에 올라 더위를 식히며 바라본 오력도가 인상적이었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짙은 해무로 짙푸른 수평선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입장료 1,000원을 낸 동백나무숲은
천 리 길을 달려온 나의 기대에 비하면 85주의 초라한 동백숲이며, 주변 볼거리도 없었고
그마저 화력발전소에 풍광이 가리워 안타까웠으나 내가 이렇게 쏘다닐 수 있음도 행복임을 안다.
늘 아내에게 감사드리며,
다음 행선지는 전라북도 서해안이다.
동백정에서 바라본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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