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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충남 여행

(충남 당진) 기지시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유래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기지시줄다리기 유래

 

 

언제 : 2014년 4월 6일 일요일

어디 :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리

 

진즉부터 충남 당진시 합덕읍 솔뫼성지(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의 생가) 방문 계획을 세웠다가 여태 실행에 옮기지 못해,

우측어깨 인대수술로 아직 불편한데도

배낭에 카메라를 담아 당진행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 송악읍 기지시라는 곳에 내려 합덕행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히 무형문화재 제75호인 기지시줄다리기 행사가 며칠 후 열린다는 것을 알고

근처에 줄다리기 당제를 지내는 국수봉을 찾았습니다.

 

 

기지시?

당진시에 또 다른 市가 있다는 말인가? 하고 의아했는데,

 당진군 송악읍 기지시리라는 마을을 말하며, 기지시는 500년동안 전통을 자랑하는 줄다리기로 유명합니다.

 

 

그 지역의 생김새가 꼭 베짜는 기계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겨, 당진에서는 틀무시 또는 틀모시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틀은 베틀 즉 베짜는 기계를 말하고 모시는 못 즉 연못 이나 습지를 뜻합니다.
機池市(기지시, 베틀기 연못지 시장시)

 

 

 

 

 

 

 

 

기지시줄다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줄다리기에 사용되는 줄을 제작하는 것이다.

직경 1미터, 암수줄 길이 200미터, 무게 40톤에 이르는 줄은 마치 굵은 근육을 연상시켜 남성미가 넘친다. 가는줄 70가닥을 엮어

중간줄 세 가닥을 만들고, 이를 줄틀을 이용해 큰줄을 엮는데, 줄틀은 변형과 부식을 막기 위해 ‘틀못‘이라는 연못에 보관한다.

줄을 제작하는 이 모든 과정에는 역학이론을 접목시킨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이 숨겨져 있다.

 

 

기지시줄다리기 민속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날 4월 15일 ‘기지시줄다리기’ 행사. 줄고사를 시작으로 줄나가기, 줄결합,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수많은 마을사람과 찾아온 관광객이 힘을 합쳐 1km 남짓의 거리를 줄을 옮기는 줄나가기 의식은 가히 장관이다.

 

 

줄다리기는 물윗마을과 물아랫마을이 겨루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수상이 이기면 나라가 태평하고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 그대로, 이기고 지는 일보다 모두가 화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줄나가기와 줄다리기에는 수많은 농악패와 저마다 마을에서 가지고 나온 농기 깃발, 직접 줄을 잡은 수만명의 관광객이 어우러져

장엄하면서도 신명나는 대화합의 한마당을 연출한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암줄, 숫줄이 결합한 부분의 새끼줄이 순식간에 잘려 사라지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이 먹으면 득남한다’는 속설의 위력이다.

 

 

기지시줄다리기 당제를 지내는 국수당

 

 

기지시줄다리기의 유래는

조선시대 기지시에 시장이 형성되던 시기에, 이 지역의 지리학자가 면천군의 지세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퇴치하고 지역의

안정을 꾀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설화로 보인다

 

 

 

설화의 줄거리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기지시리에 과거 시험만 보면 번번이 떨어지는 선비가 귀향했다.

선비는 마을 산인 국수봉에 올라 자신이 과거에 계속 낙방하고 마을에 재난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 천년 묵은 지네가 심술을 부려

생기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꿈속에서 용이 노인으로 나타나 정월 대보름날 자정에 죽은 나무에서 꽃이 피고 그 꽃에서

아리따운 아가씨가 나오면, 그 꽃에 불을 질러 아가씨 입에 넣고 피하라고 하였다.

선비는 국수봉에 올라가 그 노인이 시킨 그대로 하고 도망갔다.

그러자 열두 발 달린 구렁이가 나타나 천년 묵은 지네와 싸워 지네를 죽였다. 그 뒤 선비에게 노인이 다시 나타나 그 지네는 죽었지만

 암컷과 새끼들이 원수를 갚으려고 한다며, 지네 모양의 밧줄을 만들어 윤년마다 한 번씩 줄다리기를 하라고 하였다.

선비는 노인이 시킨 대로 지네 모양으로 줄을 만들어 산 능선에서 줄다리기를 하였다.

(한국민속문학사전에서 옮김)

 

 

 이 전설은 면천군 전체의 산세가 풍수지리상 지네 모양이었기에 형성된 것으로, 지기를 누르기 위해 형성된 지역전설이다.

땅이 솟구쳐 지진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불안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시장(市長)도

면천군의 중앙 산 능선에 사람들을 모아 지기를 누르려고 노력을 하였다. 이렇게 줄다리기로 이 지역을 평안하게 하려던 전설이다.

(한국민속문학사전에서 옮김)

 

 

이 전설에는 흔히 풍수지리적으로 지네 형국이 갖는 속성, 즉 발이 많아 땅이 솟구쳐 일어난다는

불안 심리를 없애고자 용이 등장한다. 그리고 상인들이 시장을 번영시키기 위해 하던 줄다리기가 줄을 매우 굵고 길게 하여

지역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지역 잔치로 바뀌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민속문학사전에서 옮김)

 

 

이 전설은 기지시줄다리기를 더욱 신비롭게 하며 지네 모형의 줄로 형상화해

새로운 형태의 재액 줄다리기 유래를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지리 환경 토대 속에 상인들의 기획과 이해관계로 형성된

이야기로 우리나라 줄다리기 유래담의 새로운 형태이다.

 (한국민속문학사전에서 옮김)

 

 

국수봉에 세워진 조망루

 

 

 

 

  

 

 

 

멋지게 폼을 잡은 연인이 셀카를 찍고 있네요.

 

 

 

 

 

지난 2월 말 우측 어깨 인대 수술로

어깨보호대를 하고 벚꽃 구경하는데 문제가 있어 포기했는데,

김대건 신부 생가인 솔뫼성지를 방문하는 도중에 생각지 않게 벚꽃을 구경할 수 있어 하늘의 축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