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리고 가을
아련한 기억의 편린 같은
골짜기
들국화
주인 없는 모퉁이 옹달샘
산새
한 마리
첩첩 산골 마을 같은
한 사람
가슴에 앉았다.
그 사람
찬 바람 일면
찾아와
얼만큼 더 멀리 가야
오는 길
지워질까
속은 문드러져도
웃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신음
소리.
내 안에
그 사람
항상 머물러 있었는지
한 줄기 쉥한 바람에도
눈가는
젖는다.
그럼에도,
겉으로 물드는 나뭇잎보담
안으로
물드는
강물처럼
숭고하게 나이들고
싶은데
기러기 한 무리
노을 비켜
울며 나니
담쟁이 잎
붉어
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