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울음
비구니
눈
시린
가슴 닮은
텅빈
들녘
그 들녘
바라보면 가슴 떨리고
눈물 인다
가을 봄 여름
어찌
비바람 없었으며
눈물 나는
사연
없었을까만
허구헌 날
한번은
빈 가슴 지나
심연(深淵)을
찌르는
가시처럼
홀로
일었다가
사그라지지 못한 몹쓸 것
사랑,
다시는
다시는 하지 않으리
다짐하지만
눈 감으면
웃으며 날 당겨 안는
실루엣
눈 내린
그
들녘
소리 내어 울 수 없는
이순(耳順)
속울음 닮은
어미 노루
밤새
혼자 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