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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강원 여행

(강원) 설악산-2

설악산-2(봉정암~대청봉-백담사)

 

사실

이번 설악산행의 목적지를 봉정암으로 정한 이유는 연로하신 어머님 그리고 장인.장모님의 건강 기원과

어느덧 이순(耳順)에 접어든 나를 성찰(省察)해 보기 위함이었다.

 

봉정암은 해발 1,224m 설악산 소청봉 아래 위치하여 부처님의 뇌진신사리를 모신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의

5층 석탑이 있는 적멸보궁이라 나를 성찰해 보는 좋은 장소라 생각했다.

경치좋은 구곡담계곡을 걷고 또 깔딱고개를 오르면서 내 몸보다 더 무거운 내 안의 번뇌를 버리며 올랐어야 했는데

온몸이 천근만근인 이유는

그 번뇌를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이곳까지 가지고 왔음이리라.

 

공룡능선(안개에 묻힌 1275봉과 나한봉)

 

용아(龍牙)장성

모자바위와 용아장성 

 부부바위

 공룡능선의 노을 

봉정암에서 본 일몰 

  범바위와 운해(雲海)

 

별이 쏟아지는 한 밤중의 불뇌사리보탑

 

탐욕의 악취가 진동하는 몸을 당신앞에 내려 놓습니다.

추하다

고개 돌리지 마시고

당신의 자비로 받아 주소서.

 

당신께 간절히 소망하는 일은

내 안의 탐욕과 성냄이 더 이상 있을 수 없게

불태워 주소서.

 

어차피

한 줌 흙인 줄 알기에 정결케 살고 싶습니다.

당신의 자비로 이 몸을 지켜주소서.

 

 용아장성의 아침

 

 중청에서 바라 본 설악의 아침

 중청에서 본 천불동 아침

 중청에서 본 대청봉

 

 아~ 대청봉!

2011-9-24 07:30 대청봉.

2007년 10월 22~23일 대청봉에 오른 후 4년만에 다시 올랐다.

 

내 안의 탐욕과 성냄을 버리어 내 마음이 이렇게 맑았으면 좋겠는데...... 

11:45 하산길 영시암에서 국수로 점심 공양

 

산행 후기

 

이순(耳順).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떠한 말을 들어도 순화시켜 받아 드릴 줄 아는 여유로움과 지혜로움의 나이를 말함일진데

휘청거리면서 이곳까지 와 버렸다.

사소한 것에도 욱~하고 올라오는 성질은 아직도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있다.

한편으론 

사랑.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뜨거운 사랑이 욕심이라면 화롯불같은 사랑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 숨길 수 없다.

 

인연(因緣).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겼다가 인연에 의해 멸한다 했다.

봉정암의 숙소는 잠자는 곳이 아니다. 몸을 바로 뉘일 수 없어 옆으로 누워 쉬어야 한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이런 곳에서도 코 고는 것이 부럽고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다.

 

잠을 못 자 내일 산행을 걱정하며 뒤척이다 더 이상 누워 있지 못하고 찬 밤공기를 받으며 어둠 속의 불뇌사리보탑에 올라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무엇인가?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알 수 없는 무엇에 콧등이 시큰하다.

 

사실

요즈음의 내 건강으로는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기는 무리였고 더구나 지난 밤 눈 한번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내 나이 육십

언제 다시 설악 대청봉을 다시 오를 수 있을까?

 

9월 24일 06:10

새벽예불을 마치고 아침공양과 주먹밥을 받아 대청봉으로 향했다.

 

07:30

대청봉에 섰다. 2007년 10월 22~23일 대청봉에 오른 후 4년만에 다시 올랐다.

 

14:30

백담사 하산.

영시암에서 함께 산행 했던 지인의 발목이 삐끗하였고

 

17:00

서울 도착 국밥에 소주와 막걸리로 뒤풀이

21:00 귀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