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삶
알알이 여문 곡식이 선들바람에 고개 숙여 출렁이는 모습은
얼마나 풍요롭고 겸손한 일이며
나뭇잎이 비바람에 젖고 흔들리며 속으로 달굼질하여
빨갛고 노랗게 단풍 듦은 얼마나 곱고 경이로운 일인가.
그 겸손
그 고움은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일
이 또한
얼마나 눈물 나는 일인가.
꼿꼿한 쭉정이와 단풍도 들지 못하고 꼬실라 지는 나뭇잎이
겸손과
그 고움의 가치를 어찌 알겠는가.
아침 해가 장엄하게 올라 어둠을 밝히고
저녁이면 스스로 내려
달(月)을 배려(配慮)하는 숭고함처럼
살면서
남에게 意味 있는 존재가 되고 자신의 本分을 다 할 수 있다면
그 삶은
진정 가치 있는 삶이고
참다운 인생 여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