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3
벗들은 하나 둘 소식 멀어지고
조석간
바람이 차갑다.
청옥(靑玉) 하늘 아래
황금 물결 넘치는
들녘
해 지고
둥근 달 오르면 철새는
남(南)으로 날아
그 울음 소리에
시린 손 잡아 주던 옛정
그립다.
왜 나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날마다 낯선
여정(旅程)
지친 가슴엔
소슬바람만 분다.
그래도
이 가을에 살만한 이유는,
서럽도록 고운 미소와
눈시린 허리 흔들림의 꽃
코스모스
너를 보고
반백 중년
불륜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