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 가는 길
유재영
기러기 한 쌍만이 어젯밤에 날아갔을
숱 짙은 대 숲 아래 지체 높은 어느 문중
남겨둔 월화감 몇 개 등불 마냥 밝구나
장삼 입은 먹바위 햇빛도 야윈 곳에
무심코 흘림체로 떨어지는 잎새 하나
가만히 바라다보면 참 아득한 이치여
사랑도 그리움도 어쩌지를 못 할 때
청도 운문 골짜기 구비구비 돌아나온
득음은 저런 것인가, 옷을 벗는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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