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국화차를 마시며
지난 늦가을
찬 서리 젖고도 고고한 웃음 건네주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지난 것은 그리워지 듯,
홍매화 핀 창가에 당신을 모셔
보타져 버린
당신의 눈물 꽃을 받아
그윽이
두 눈 감고
야윈 온기를 맞아 들이면
당신은
내 안을 유영(游泳)합니다.
긴 겨울
어찌 지내셨습니까.
나는
걱정도 없이 사는 줄 알았는데
입술이 터졌습니다.
무적(霧笛)소리마냥 당신이 그리우면
내 입술은 갈라집니다.
쇠락(衰落)한 가문
여인의 당신일지라도
당신이 생각나면
내 입술에는 피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