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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동안거(冬安居).

 

나목(裸木)의 동안거(冬安居).

 

너의 해맑은 아픔 볼까

눈 가리고

 

너의 상쾌한 목소리 들릴까

귀 막는다.

 

해 지는 언덕

길 비켜

저만치 무릎 꿇고 엎드렸다.

 

삭풍은

이유도 모르는 너의 외면보다

따스했고

 

얼음장보다

네 말투는 내 가슴을 

시리게 했다.

 

옷을 벗었다

 

죽비(竹篦) 소리보다 무거운

고요.

 

널 아니 본다고 

보이지 않고

 

널 모른다 한들

모르는 것인가.

 

옹이 없는 나무

없 듯,

 

거(居)하면 상(傷)하는 것.

 

해맑은 너의 아픔

다시 볼까

눈 가리고

 

상쾌한 너의 목소리

또 들을까 

귀 막았다.

 

차마

동지섣달 기인 밤

그립단 말 터질까 봐 입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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