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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강원 여행

(강원) 오대산 비로봉(1,564m)

 

오대산 비로봉(1,564m)에 서다.

 

오대산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강릉시 연곡면에 걸친 백두대간의 중심축에 있으며,

진부면 지역의 오대산 지구와 연곡면의 소금강 지구로 나눈다.

오대산의 주봉은 최고봉인 비로봉(1,563m), 동대산,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의 다섯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서 있으며,

동쪽의 노인봉 아래로 소금강이 펼쳐져 있다.

오대산의 명칭은

신라 고승 자장율사가 중국의 오대산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며, 노인봉에서 동쪽으로 펼쳐진 기암들의 모습이 금강산을 닮았다고 소금강이라 이름 붙였으며,

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로 나뉘어진 오대(五臺)에 1만의 문수보살이 머무르는 산이라고 여겼고 

동대·서대·남대·북대·중대에 각각 관음암·수정암·지장암·미륵암·사자암의 암자가 있고 

자장율사가 비로봉 아래 중대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지어 한국 문수신앙의

근원지가 되었다. 

 

7월 22일 10:30

상원사 입구에 도착 상원사를 둘러보고 11:40 중대사자암에서 물 마신 후

11:55 적멸보궁에 도착하였다.

참으로 기이한 것은

깊디깊은 골 높디높은 오대산 비로봉 턱밑에 넓지도 비탈지지도 않은 아늑한 터가

바로 적멸보궁의 자리다.

허기사

용의 정수리에 해당하는 명당이라는데......

적멸보궁에서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몇 배를 했는지 모르지만 절을 하며 

연로하신 어머님의 건강과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나를 알고 있는 여러분의 안녕을 기원하였다.

12:20

적멸보궁을 출발 비로봉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상원사에서 부터 비로봉까지 다른 산에 비해 다람쥐 개체가 엄청나게 많았다.

올라가다 혼자서 간식을 먹으며 다람쥐에겐 주지 않으니 한 마리가 입으로 가는 간식을 훔치려

내게 공격을 해 왔다.

특히,

적멸보궁 근처의 다람쥐는 살이 통통하고 털이 빛났으나 비로봉으로 올라가면서 다람쥐의 털 색깔은

초라해지고 있음은 아마도 적멸보궁에 보시하는 음식을 먹는 놈과 산행인들이 던져주는 간식으로

살아가는 놈과의 차이에 이런 세계도 못된 인간에 의해 빈부의 차이가 있음에 마음 아팠다.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지 비로봉을 오르면서 많이 느꼈다.

올 들어 한 번도 산행다운 산행도 하지 못했고 평소 휴일에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시간을 헛되이 보내 두 다리가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는데

1,564m 정도야 조금은 힘들어도 별일없이 오르리라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두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이 차 밧줄을 잡고 오르거나 Stick을 의지하여 겨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아마

두 다리가 나에게 욕깨나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주인이 부실하면 다리가 고생해야지.

 

나이 들어감에 육체는 말없이 약해지고 있음을 눈물 나게 실감하고 말았다.

앞으로는

휴일이면 최소한 반나절이라도 걷기에 투자하겠다는 각오를 할 수밖에 없었다.

 

13:30

비로봉 정상에 서니 더 오를 곳 없다.

정상에 서면 항상 실감하지만 오른 노력만큼 허망하기도 하다는 것을 또 느낀다.

다행히

북으로는 멀리 설악 대청봉, 남으로는 동대산과 노인봉, 동으로는 상왕봉과 두로봉, 서에는 발왕산이

아는 체 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오대산 정상 비로봉에서

 

 

 

동대산과 사진 하단 중앙 하얀 점 하나가 적멸보궁이다. 

약간 Zoom 해서 적멸보궁을 찍어보았다. 첩첩산중에 어찌 저런 터를 알고 자리를 잡았을까?

노력해야만 좋은 것을 취할 수 있음이다. 

 상왕봉과 두로봉

 카메라의 성능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설악 대청봉이 눈으로는 잡혔는데 카메라엔 너무 희미하다.

 점심은 진부에서 마련한 김밥. 

점심 먹는 근처에 핀 꽃들을 찍어보았다.

 

 

 

비로봉 정상에서 다음 코스는 상왕봉이었으나 더는 혼자 걷는다는 것이 무리라 계획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4:20

점심을 먹고 하산을 했다.

15:50

상원사에 도착 

16:20

상원사에서 월정사는 버스로 이동했다.

계획은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걸으려고 했으나 비로봉을 오르면서 무리했던터라 어쩔 수 없이 오대산장에서 하룻밤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16:40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월정사는 새로운 다리 공사 중이며 요사채들도 뜯어내거나

새로운 건물을 세운 것 같기도 했으며 특히 적광전의 팔각구층석탑 앞의 석조보살좌상은 옛 그 보살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오대산 월정사의 유명한 전나무 숲길은 예나 다름없이 그 향기 진동하고 그 흙길 예와 같아

정스러웠다.

두 다리의 종아리는 시큰거리며 걷기 불편했으나 내 언제 다시 이 숲길 걸을 수 있으리

집에 아니 돌아가면 어떠리

솔솔 내 폐부에 스며드는 향기에 내 안의 가득 찬 탐욕을 토해 낼 수 있고 내 마음을 정화할 수 있음이

더 큰 행복 아니던가.

날이 어두워도 좋다. 더 오래 머물 수 있음이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