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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갯벌

 


 

갯벌

 

날 저물자

갯벌은

스스럼없이 옷을 벗는다.

 

눈먼 물새 한 마리

후루루  

앉으려다

 

바쁜

통통배 스침에 놀라

악다구를 쓴다.

 

어둠 속

나신.

 

벗음은

자유. 

 

부리로만 살아가는

새의

한 삶

 

옆으로만 살아가는

게의

한 삶

 

비바람에 젖어 흔들리는

꽃의

한 삶.

 

좋을 때는

밀물처럼

달려들지만

 

돌아서

떠나는

썰물의 뒷 모습에서

 

갯벌은

사랑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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