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
설날은 다가오는데
고향 갈 수 없어 이불 둘러쓰고
밤새
어머님 생각 타
계백(階伯)장군처럼
새벽 근무 나서니
서럽게
눈이 내린다.
간밤,
심하게 젓 몽우리가 서더니
눈이 오려 그랬나 보다.
어릴 적,
호랑이 아버님 따라 세배 다니던
추억
......
지금쯤,
아내의 마음은 얼음장일지라도
전이라도
부치고 있으리
귀성길에 나선 철새들을 바라보며
텅 빈 들녘에
서서
오늘 밤은
누구와
밤새워 얘기라도 나누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