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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소화다리 국밥집

 

소화다리 국밥집

 

언 산에

백 상여 나가듯

함박눈 

펑펑 내리던 날

 

요리 가면 진틋재, 저리 가면 석거리재

소화다리 삼거리

 

기차 화통처럼

허연 김

토해내는 국밥집.

 

어릴 적,

슬쩍 안을 들여다보면

어른들이

에끼, 학생 놈이! 하며

입 훔치던 곳.

 

한 많은 소화다리 전설같이

윙윙 전깃줄 울어 애는 삭풍소리

 

차마,

맨정신에 다리 건너기

밋밋해

 

드르륵 문 열고

퍼런 연탄불 오른 둥근 철판식탁에 앉아

국밥에

소주 한 잔 털어 넣으니

 

움츠렸던 속은 풀어지고 

눈(雪)이 내리는지

눈(目)이 내리는지

.......

 

경전선 철 다리에 기차는 어디로 가는지 

빠아앙

 

갈대는

속없이 머리 풀고

손 흔들고.

 

언뜻, 

국밥집 문밖 내쫓긴 연탄재

그것보다 나은 게 없는

내 삶에

 

서럽게

서럽게

국밥집 허연 김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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