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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만리포를 걸으며

 

만리포를 걸으며

 

이제 돌아가야 하는데 파도는 아직도 나를 부른다.

 

텅 빈 만리포

홀로

처절히 붉은 저녁노을

 

배 한 척

아직

시커멓게 등 돌려 앉아있고

 

초나흘 초승달

그리고  

나(我) .

 

값싸게 치부해버린 

인연의 

무관심이

 

혼자일 때

하필이면 

돌아봐 지고

 

무시하면

할수록

더 아파지는 것일까.

 

밤이면 외롭지 않은 불빛

몇 개이며

가슴에 감춘

아픔 없는 사람

얼마나 될까.

 

손 닿을 수 없는

저만치

섬으로 앉아

 

파도의 핥음으로 그 상처 다독이며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어금니 박차고

헛웃음

샌다.

 

정적

갯바위

후회.

 

갯바위는

지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남의

허물 탓함을

밤이면 후회한다.

 

아픈 것이 

더 뚜렷이

다가오는

 

눈썹달

떠있는

만리포

 

허적허적

알몸으로

바다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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