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에서
멀리
팔미도 등대불은 어둔 하늘
십자성
만선의 늦은 고깃배는
배부른
열사흘 보름달
저만치 등 굽은 검은 섬은
올 추석도
고향 못 가는 내 마음.
어둔 하늘
반짝이는 잔별은 부모 형제
그리운 동무들
객지생활 어언 반 팔십
환향 할 날은
기약 없는데
무심한 갈매기 한 마리
길손에게
자지러지게 배설하고
밤의
심연(深淵)으로 사라진다.
문득,
고운 이 보이며 웃어주던
낮에 본
해당화 보고 싶다.
그곳에서
아직도 날 기다리며
꽃 피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