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고래
푸른 바다가 보고 싶었다.
암벽 구석구석을 핥으며
엉덩이 툭툭 다독여 주는 파도가 그리워
잔디에 누우니
그곳에 바다가 있다.
푸른 바다
조용하던 그 바다에
갑자기
허연 이빨 드러낸 파도가 일며
한 마리 고래가
우~웅 괴성을 지르며 유영한다.
빠르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무작정
나도 따라 달렸다.
고래는 따라오지 말라는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엄청 빠르게
더 깊고
먼 바다로 사라지고 말았다.
허탈했다.
그 바다에
놀라 반쯤 빠진 하얀 낮달이
혼자
출렁이고 있었다.
- 시작 노트 -
푸른 하늘에 허연 이빨을 드러낸 파도 같은 새털구름 속에
갑자기 비행기 한 대가 높이 날고 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5월
싱그러운 날
일상을 벗어나
나도 그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