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感情)
새벽 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넓은 하늘에
엷은 구름이 있었기 때문이리
하늘이 푸르기만 한다면
눈부시게
고운 노을을 그려 낼 수 있을까
적시 적당한 변화를 주는 자연의 지혜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뭇잎이 푸르기만 하다면
과일은 익을 수 없듯
우리의 삶도 적당한 조화가 이뤄져야
아름다운 것이리
뿌리깊은 나무는 아무리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기야 하겠지만
뽑혀지지 않는다는데
감정은 미풍에도 흔들리는 일엽편주와 같아
바위보다
죽어서도 서 있는 나무보다 못한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