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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피우지 못한 꽃

 

피우지 못한 꽃

 

무엇이 서러워 

이토록 

비는 내려

 

젖어

붉은 속살이 파르르

떤다.

 

오살나게 

모진

겨울

 

혼절하지도 못하고

봄을

기다렸는데

 

가슴 한켠엔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운석처럼 박힌

못 피운 

꽃 한 송이

 

차마

젖은 꽃잎으로도 눕지 못해

아프다. 

 

누군들

꽃이 아름다운 것

모르며

 

가시도

있음을

모르겠는가.

 

그래도

어떤 날은 꽃이 되고

싶은데

 

단풍 고운 나무의

아픔을

알 듯

 

이제야

꽃 피우지 못한 그 이유를

알 듯해

 

아,

다시는 눈물 없으면

아,

다시는 아픔도 없으면.

 

그러나

오늘도

비는 나리어

 

젖어

붉은 속살이 으슬으슬

몸살을 한다.

 

-시작 노트-

 

단풍이 고운 나무는 대체로 꽃이 곱지 못하고

꽃이 고우면 단풍은 보잘것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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