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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눈길

 

 

눈길

 

모퉁이 돌아서니

素服한 여인의 실루엣이

가로수가 되어 있었다.

 

비와 바람이 지나던 길 위에 

눈이

아련한 추억처럼 소복소복

내리는데

 

새벽 닭이

저만치에서 아는 체를

한다.

 

돌아보니

아스라이 먼 길은 아니었지만

험난한 능선을

용케도 

헤쳐 왔는데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 하나 없는

여기

 

기다려 주는 사람 없는 나는

한 점

나그네.

 

스쳐온 나만의 

길에  

고스란히 남은 얼룩진 

흔적들

 

차마

꼿꼿이 걸을 수 없어 절룩이며 

걸었다.

 

속도 없이

길도 

그렇게 나를 따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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