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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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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향수/정지용 향수 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도연명 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도연명 陶淵明, 중국 晉나라 시인 인생무근체 人生無根*체(아래 설명)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표여맥상진 飄如陌上塵 들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은 거라. 분산축분전 分散逐風轉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차이비상신 此已非常身 이것이 이미 불변..
사랑/한용운 사랑 한용운 봄 물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 보다 높으리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1939년 회갑을 맞아 찍은 사진 자료를 기본으로 하여 옥문성 화백께서 1991년에 완성한 영정이다 출생 : 1879년 8월 29일 / 충남 홍성 사망 : 1944년 6월 29일 / 서울 성북동 본..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염경희 내 허락없인 아프지도 마 /염경희 꽃도 필 때는 아프다고 밤새 울어 눈물 방울 머금잖아 진주 조개는 아린 상처 파도에게 하소연하는데 뜨거워 견딜 수 없다고 노을마저도 서산 마루에 안기던 걸 하물며 사랑하는 당신이 아프려면 내게 먼저 물어 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 상처, 바람에게 호호 불어 ..
사모/조지훈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고 당신은 멀리로 이루어 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사라지기전 두고두고 아름다움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
비의 사랑/ 문정희 비의 사랑 문정희 몸 속의 뼈를 뽑아내고 싶다. 물이고 싶다. 물보다 더 부드러운 향기로 그만 스미고 싶다. 당신의 어둠의 뿌리 가시의 끝의 끝까지 적시고 싶다. 그대 잠속에 안겨 지상의 것들을 말갛게 씻어내고 싶다. 눈 틔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