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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터키의 여행수첩.

 

[여행수첩] 터키


아시아 대륙 서쪽 끝의 터키는 동으로는 이란 아르메니아 그루지아와, 남으로는 이라크 시리아, 서쪽으로는 그리스 불가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수도는 앙카라. 공용어는 터키어를 쓴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3.5배 정도로 인구는 7,100만명.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는데 종교적 규율은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한국전쟁 참전과 2002 월드컵 이후 한국인을 ‘코렐리’라고 부르며 우호적으로 대한다.

통화는 뉴 화폐는 ‘뉴 터키 리라(YTLㆍ Yeni Turk Liras)’. 최근 환율은 1 YTL이 800~850원가량. 공항이나 호텔, 관광지의 환전소에서 환전할 수 있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지만 3월말~10월말은
서머타임을 적용, 6시간 차이가 난다.

서울-이스탄불 직항은
터키항공이 월,목,토요일 일주일에 3번 띄운다. 대한항공도 최근 항공운항권을 얻어 조만간 주3회 정식 취항할 예정. 비행시간은 11~12시간 걸린다. 3개월간은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터키의 음식은 중동 음식의 결정판이다. 비옥한 토양과 함께 강력한
오스만 제국 왕실에서 600년간 계승된 음식문화가 고루 퍼져있다. 대표적 음식은 케밥으로 불에 굽는다는 뜻이다.

우리의 떡갈비 같이 다진 고기를 구워내는 쾨프테(미트볼)도 유명하다. 영화 ‘
나니아 연대기’에서 에드먼드가 형제를 배반하면서까지 집착했던 터키젤리(Turkish Delight)는 대표적인 디저트. 찰떡을 씹는듯한 질감에 초콜릿같이 단 음식으로 선물용으로 좋다.

터키 전통주로는 허브를 이용해 만든 라크가 있다. 진과 비슷한 맛으로 허브향이 진하다. 무색인 이 술은 찬물이나 얼음을 만나면 뿌옇게 변해 터키인들은 ‘사자의 젖’이라고 부른다.

터키의 카페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다른 나라 카페트와 다른 점은 2중 매듭이라는 점. 그만큼 단단하고 촘촘하다. 터키의 카페트 중에서도 헤레케의 것을 최고로 친다.

최근 배낭여행객의 사망 사건으로 터키 여행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다. 터키 정부는 이번 일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관광객 안전 확보를 위해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여행객들도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거나 혼자 외진 곳을 다니지 말고, 과도하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경계하고,
히피 스타일의 눈에 띄는 복장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터키의 중원] 문명의 바다



지중해, 에게해, 마르마라해 그리고 흑해. 소아시아라 부르는 터키를 감싸고 있는 바다들이다. 이중 터키의 서남부 해안은 그리스, 로마의 문화권으로 신화처럼 찬란한 문명이 지금껏 살아 숨쉬는 곳이다. 나른한 봄볕을 받으며 ‘문명의 바다’ 지중해와 에게해의 해변을 따라 내처 달렸다. 쪽빛의 바다와 쪽빛의 하늘은 가슴을 뛰게 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은 아름다운 역사를 노래하고 있었다.

안탈랴(Antalya)에서 맞이한 아침. 지중해와의 첫 만남은 그저 그랬다. 쪽빛 바다에 쏟아진다는 그 강렬한 햇살이 구름에 가렸다. 활처럼 굽은 해안선과 급한 물결을 이루고 있는 산들이 도시를 감싸고 있다. 3,000m가 넘는 큰 산 위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있다. 높은 곳은 4월까지는 눈이 쌓여 산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와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고.

안탈리아 해변

 
올림포스(Olympos)까지 해변을 끼고 내처 달리는 길, 정오가 가까워 오자 태양은 구름을 벗어났고 코발트빛 지중해가 드디어 제 빛을 내기 시작했다. 올림포스는 산과 계곡,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호젓한 곳. 한적한 백사장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가니
바실리카 등 로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로마시대에는 귀족들의 인기 있는 휴양지였던 곳으로 지금은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트레킹을 하려 많이 찾는다.

 
눈부신 해변과 야생화 가득한 들판을 번갈아 가며 도착한 미라(Myra)는 산타클로스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의 교회로 유명한 곳. 로마식 원형극장과 바위절벽에 굴을 깎아 만든 암굴묘가 볼만하다. 원형극장의 꼭대기에 서면 멀리 마을과 전원의 평온한 풍경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리키안족들의 바위무덤이 떼를 이룬 게코바(Kekova)에서 배를 타고 도착한 시메나(Simena)는 비잔틴 시대 지어진 아름다운 도시다. 바다 물빛 만큼 아름답고 조용한 포구는 마냥 이곳에 머물고 싶게 만든다. 바닷물 속에는 수 차례 지진으로 가라앉은 수중 도시가 어른어른 그 흔적을 비친다.

넬슨 제독이 프랑스를 공격할 때 선단을 꾸렸던 마르마리스(Marmaris)를 지나며 바다는 지중해에서 에게해로 바뀐다. 그리스 문명을 잉태하고 그리스 신화를 노래한 바다다.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투스가 태어난 보드룸(Bodrum)을 지나 도착한 디딤(Didim)은 신탁의 장소인 아폴로 신전이 있는 곳이다. 120개 되던 돌기둥은 이제 3개 밖에 남지 않았지만 당시 신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신전의 대리석 기둥에 쫑긋 세운 귀를 대보았다. 혹시나 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웅~ 웅~’. 깊은 울림만 느껴졌다.

수많은 섬들을 품고 있는 에게해는 이즈미르(Izmir)까지 호수처럼 고요한 모습으로 이방인을 맞았다.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를 쓴 호메로스의 고향 이즈미르는 터키에서 3번째로 큰 도시로 해변의 공원은 자유롭게 연애를 즐기는 청춘들로 뜨거웠다.

이즈미르 남쪽의 에페소(Ephesus)는 지중해와 에게해 투어의 정점. 알렉산더의 휘하 장수 리시마쿠스가 BC 3세기에 세운, 수천년의 역사가 그대로 살아있는
고대도시다. 로마 보다 더 로마답고, 그리스 보다 더 그리스 다운 곳이다. 원형극장만도 귀족용과 서민용 2개를 가지고 있는 거대한 유적이다.



도미티안 황제의 신전을 지나 헤라클레스 문을 나서면 공중목욕탕과 목욕탕의 물을 이용한 고대 수세식 화장실을 만난다. 하드리안 신전과 테라스를 갖춘 귀족 빌라를 지나면 에페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켈수스 도서관. 이날은 도서관 앞에서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현악 3중주의 공연이 펼쳐졌다. 에페소의 찬란한 역사를 노래하고, 지금껏 그 역사가 살아있다는 자부심을 음률에 실어보내고 있었다.

성모 마리아의 집

 

 

 
대원형극장 앞 열주가 늘어선 하버 스트리트는 관광객이 적어 호젓하게 역사와의 사색에 빠져들 수 있는 곳이다. 길의 끝에 대형 목욕탕 유적이 있고 그 옆에 성모 마리아의 교회 더블 처치가 있다.

에페소는 예수가 죽은 뒤 사도 요한이 마리아를 모시고 와서 머물렀고, 사도 바울이 은세공업자들로부터 핍박 받았던 대표적인 성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