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환갑 맞이하여
길 가다
문득
당신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입니다
우리
라일락 향기처럼 진하지 않아도
칸나처럼 붉진 못했어도
솔 향 같고
쑥 향 같은
가난한 가슴으로 오늘에 섰습니다
맑은 영혼 가진 당신
이젠
눈가
골골 세월 흔적 짙은데
여태
허물 많은 날
탓하지 않고 붙들어 주어 고맙습니다
장미처럼
백합처럼
화려하거나 고고하지 않아도
어울려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안개꽃이 우리라면
행복입니다
같은 곳을 향해 동무한 지
어언
37년
나로
인해
눈물 흘린 적도 많았지만
서로
마음 아프지 않고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는 우리로 다듬어 가렵니다
오늘
자랑스러운 우리 두 딸과 아들 더불어
당신
환갑 축하할 수 있음은 진실로 값진
행복입니다
사랑하고
사랑하여
함께 본향까지 가게
건강 잘 챙기시어
아픔없이
남은 여정
자식들 커 가는 것 보며
소박한 가슴으로 오손도손 삽시다
사랑합니다
2018년 11월 15일
(음력 10월 8일)
당신 남편 드립니다.
― 우리 결혼 선물 액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