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지는 낙화 소리
신석정
백목련 햇볕에 묻혀 눈이 부셔 못 보겠다.
희다 지친 목련꽃에
비낀 4월 하늘이 더 푸르다.
이맘때면 친굴 불러 잔을 기울이던 꽃철인데
문병 왔다 돌아가는 친구
뒷모습 볼 때마다 가슴에 무더기로 떨어지는
백목련 낙화소리…
대바람 소리
대바람 소리 들리더니
蕭蕭한 대바람 소리 창을 흔덜더니
小雪 지낸 하늘을
눈 머검은 구름이 가고 오는지
미닫이에 가끔 그늘이 진다.
국화 향기 흔들리는 좁은 書室을
무료히 거닐다 앉았다, 누웠다 잠들다 깨어 보면
그저 그런 날을
눈에 들어오는 병풍의 「樂志論」을 읽어도 보고
그렇다 !
아무리 쪼들리고 웅숭그릴지언정
<어찌 帝王의 문에 듦을 부러워하랴>
대바람 타고
들려오는
머언 거문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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