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오고 가며 걷는 길의 봄꽃들을 핸드폰으로 담았다
원적산 터널 길의 개나리
천마초등학교 가는 길의 벚꽃
놀이터 주변의 벚꽃과 조팝꽃
긴 겨울
동토에서 죽을힘 다해 살아
어제
소녀 젖꼭지처럼 해맑은 연분홍 벚꽃 망울이
하룻밤 자고 가니
팝콘처럼 어여쁜 꽃 피워
참을 수 없어 핸드폰으로 사진 담았는데
또
하룻밤 자고 가니
아뿔싸
오고 가는 흔적 없는 바람에 우수수 속절없이 날리고
때론
눈물 나게
여유로움으로 한 잎 두 잎 나비 되네
꽃
피는 것은 눈물겹더만
지는 것은
잠깐이네
저 꽃
연곡사
종소리에 온갖 번민 사라지 듯
긴 세월
동토에서 죽을힘 다해
살아
꽃 피우니
속 알 머리 없는 바람에
저 꽃
한 잎 두 잎
나빌래라
지려거든 피지 말고
피려거든
지지 마라
밤새운
씻김굿에 온갖 허물 벗어내 듯
거친 세상
눈물 속에 죽을힘 다해
살아
꽃 피우니
오가는 곳 없는 바람에
저 꽃
한 잎 두 잎
나빌래라
세상에 나왔으면 한 번은
크게
웃어야지
- 우촌의 자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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