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133)/ 이란
곤바데 카부스(Gonbad-e Qābus; 2012)
곤바데 카부스는 이란 북동부의 골레스탄(Golestan) 주에 있는 고대 도시 조르잔(Gorgan)의 묘탑 유적을 가리킨다. 초기 이슬람 세계의 벽돌 건축물의 걸작이자 탁월한 업적으로서 1975년 이란의 국가 기념물(1097호)로 지정되었고,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포함되었다. 이후 2012년 3월 국제 기념물 유적 협의회(ICOMOS)가 실사 평가 보고서를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같은 해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36차 세계 유산 위원회(WHC) 회의에서 '이스파한의 마스제데 자미(Masjed-e Jāmé of Isfahan)'와 함께 세계유산(문화)으로 등재되었다.
등재된 문화유산 면적은 1.48㏊이며, 주변의 완충 지역(Buffer zone) 면적은 18㏊이다. 묘탑은 927년에서 1090년 무렵까지 지속되었던 지야르(Ziyarid) 왕조의 통치자이자 학자였던 카부스 이븐 보슈마기르(Qābus Ibn Voshmgir)를 기려 세운 것으로 높이 53m의 원통 모양이다. 평면도 상에서 보면 원통형 묘탑은 10개의 꼭짓점이 있는 별 모양이며, 위로 올라갈수록 끝이 점점 가늘어지고 꼭대기에는 원뿔 모양의 지붕이 있다. 묘탑 아랫부분의 지름은 17m, 윗부분의 지름은 15.5m이다. 묘탑은 유약을 칠하지 않고 구운 벽돌을 이용하여 복잡한 기하학적 형태로 쌓아올렸으며, 내부는 비어 있다. 기둥 아랫부분을 둘러싸며 고대 아라비아로 새긴 비문에는 카부스 이븐 보슈마기르를 기려 1006년에 건설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묘탑 테두리와 비문은 보존 상태가 좋지만 출입로를 추가하고 언덕 쪽의 축대를 설계하면서 탑의 기단(基壇) 일부가 손상되었다.
곤바데 카부스는 묘탑이 있는 도시 이름이기도 하다. 한때 예술과 과학의 중심지였던 고대 도시 조르잔 지역에 있는 이 도시는 20세기 초에 묘탑을 중심으로 조성된 계획 도시로서 주변의 사방 어디에서 보아도 우뚝 솟은 탑이 두드러지게 눈에 띤다. 이 묘탑은 작은 도시에 솟아 있는 이례적인 기하학 구조의 건축물과 상징물로서 초기 이슬람 시대에 성취한 혁신적 구조설계의 사례로 평가된다. 이를 통하여 1000년대 초반 이슬람 세계의 수학 및 과학 발전상을 가늠해볼 수 있으며, 원뿔형 지붕을 통하여 중앙아시아의 유목민과 고대 이란의 건축 문화 교류도 엿볼 수 있다. 곤바데 카부스는 지식인들을 기려 묘탑을 건설하는 이 지역 문화 전통의 시초가 되었으며, 14세기와 15세기에 걸친 몽골의 침략으로 파괴된 고대 도시 조르잔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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