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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전남 여행

(목포) "연희네 슈퍼"와 서산동 시화골목

- 유달산 해상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목포 달동네 -

 

언제 : 2021년 5월 1일 토요일

어디 : 전남 목포시 서산동 12-89 (지번)

 

 

막냇동생이 안내한 곳은

목포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유달산 기슭의 달동네다.

 

아직도 이런 달동네가 있나 하며 의아한 눈길을 보내니

이곳은 다른 지역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골목골목엔 삶의 애환이 깃든 곳이며,

영화 "1987"과  "도도 솔 솔 라라솔" 드라마 촬영지란다.

 

어쨌든 동생이 안내한 곳이라 

내키지 않지만 내색하지 않고 소방도로도 없어 불 나면 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좁은 골목길 계단 따라 달동네를 오른다.

 

 

 

 

일부러 흑백으로 바꿨다.

 

 

 

 

 

 

코로나  19로 연희네 슈퍼는 잠시 영업 중단 중이라

바깥에서만 둘러보는 사이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연희네 슈퍼를 찾는다.

 

사실 영화 "1987"이 어떤 영화인지 몰랐다.

그리곤

깜짝 놀랐다.

바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책상을 탁! 치니 억! 죽었다" 는 고 박종철열사에 대한 영화였다.

 

고 박종철 열사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재학 중이던 1987년

경찰에게 불법 체포되어 수사를 받다가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했다. 경찰의 은폐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폭로되면서 6월 민주 항쟁의 계기가 되었다.

 

 

영화 1987의 주인공 연희가 살던 곳으로,

이곳의 시간은 1987년이다.

개발되지 않은 배경에 1987년을 그대로 옮겨놓은 연희네 슈퍼는 단순한 영화세트장이 아니다.

찾아오는 모든 이의 1987년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1987년 6월

나 역시

서울 시청앞에서 최류탄이 바로 내 앞에서 터져 호흡곤란과 눈의 따가움으로 대열에 합류했으며,

1987년 시청앞과 광화문거리에 있었다.

 

 

영화 "1987" 줄거리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한다.

또 하나의 의문사로 덮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무고한 한 젊은이의 죽음을 접했던 모두가 용기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충실했던 이들의 행동이

연쇄적으로 사슬처럼 맞물리면서 거대한 파동을 만들어냈다.

 

영화 <1987>은 권력 아래 숨죽였던 사람들의 크나큰 용기가 만들어낸 뜨거웠던 그 해,

1987년을 그려낸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한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최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키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박희순)등 형사 둘만 구속시키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이 죽고,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의 이야기.

 

 

 

 

 

 

 

 

시와 그림이 있는 골목

 

 

 

 

 

 

 

 

 

 

 

사람 사는 곳

어딘들 사연 없는 곳 있을까만,

이제는 대도시에서 거의 볼 수 없는 가파른 달동네 좁은 골목길을 걷는다는 일이

그들의 삶만큼 힘들겠는가? 

 

최소한 소방도로는 있어야할 이유가 있다.

만일 화재가 발생한다면,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고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큰 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흑백으로 하면 옛날 냄새가 더 날까 싶어----

 

 

 

 

 

 

 

 

 

 

 

 

 

 

 

 

 

서산동 시화 골목

이 시화 골목은 목포 어촌의 상징인 서산. 온금동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기리기 위해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이 인문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목포의 시인. 화가. 주민들과 뜻을 모아 2015년부터 3년에 걸쳐 조성한 것이란다.

 

특히

이곳은 "조금새끼"를 비롯한 민간설화가 전해오고 있으며,

"보리 마당" 일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이 수려하단다.

 

 

 

골목을 다 올라 

도로변에 기대어 좌 우를 살피니 내가 조금 전 어떤 세상을 지나왔는가?

 

 골목골목 빈 땅에는

꽃이 피고 식물이 자라며, 삶의 관계가 있었으며,

한편 여백에는 웃음과 울음이 있었다.

 

 

 

 

 

- 도도 솔 솔 라라솔 - 드라마 촬영지

 

ㅎㅎㅎ

드라마 세트장인 미장원 거울에 내가 보이네

 

 

 

보리 마당

서산동 가장 윗자락 너른 공터를 말하며 예전에는 이 일대가 보리밭이었고,

예로부터 햇빛이 잘 들어 "보리 말리기 아주 좋은 곳"으로

보리 마당이라는 지명이 생겼단다.

 

 

 오늘 일정을 생각하면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가파른 골목길 이곳저곳을 오르내리며 본 시화 골목은 삶의 애환이 구석구석 깃든

한 편의 옛 영화를 본 듯 지나치렸는데

그러나

영화 "1987"이 어떤 영화인지 알고는 깜짝 놀랐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사망한 고 박종철열사에 대한 영화로

"연희네 슈퍼"는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교도관의 조카가 바로 "연희" 였다.

 

시화 골목을 벗어나

잠시 

다리도 쉴 겸 도로변에 기대어 주변을 보니

5월 푸른 하늘과 시퍼런 목포 앞바다 그리고 다도해가 흐려지며

부두에서 힘들게 등짐을 하시던 아버지가 해 질 녘 생선 몇 마리 지푸라기에 엮어 들고 비틀거리며

이 골목길을 오르고 계셨다.

 

목포를 여행하신다면 목포시 서산동 시화골목도 한번 찾아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