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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경기 여행

(안산) 구봉도 봄꽃

 

 

 

 

언제 : 2021년 3월 13일 토요일

어디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코로나 19 답답함과 더불어

요즘 들어 며칠 째 안개와 초미세먼지로 천지가 보이지 않은 최악의 날씨다.

 

인터넷에서는 

야생화를 담은 사진들이 올라와 남들은 쏘다니며 야생화를 담는데 나만 집에 있는 것 같아

좋지 않은 날씨임에도 마스크와 모자를 단단히 쓰고 집을 나섰다.

 

도심을 벗어나 시화방조제를 지날 때는 양쪽에 넘실대는 푸른 바다를 보니 상쾌해야 할 곳인데

천지가 온통 흐려 바다도 뵈지 않는다.

 

그래도

올 들어 처음 야생화를 본다는 설렘으로 구봉도에 도착.

 

 

 

대부도와 구봉도 사이 바다에는 영흥화력발전소 철탑들이 바다를 지나고 있는데,

아침에는 바다도 보이지 않더구먼 정오가 가까워지니 시야가 트였다.

 

 

밑에 사진은 인천 방향으로 송도신도시가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올 들어 처음으로 야생화를 본다는 설렘으로

작년에 왔던 곳에 도착하니 이미 왔다간 사람들의 발길과 그 흔적들이 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야생화/노루귀이다.

‘노루귀’라는 이름은 털이 돋은 잎이 나오는 모습이 노루의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 장비도 없이 카메라만 달랑 배낭에 담아 왔는데,

전문 사진가는 엎드리거나 사진을 담기 좋은 자세로 야생화를 어둡게 가리고 다기능 손전등의 빛을 이용하여

다양한 렌즈로 담는 진지한 모습을 보니

나는 지나가며 찰칵 찍고 마는 허술함에 헛웃음이 나온다.

 

 

 

나도 몇 번인가 사진 기술을 배우려고 했었는데, 기회를 갖지 못했다.

밤하늘 별도 담아보고 싶고,

일출. 일몰도 멋들어지게 담고,

봄날의 야생화, 가을의 단풍 그리고 눈 내리는 날의 풍경을 진지하게 담아보고 싶은데

늘 아쉬움만 갖는다.

 

 

 

 

 

 

 

 

 

 

 

 

 

 

 

 

 

 

 

 

 

 

 

 

 

 

 

 

 

 

 

 

 

 

 

 

 

 

 

 

 

 

 

 

 

 

 

 

 

 

 

언제부턴가 카메라 안의 글씨들이 흐릿해 볼 수 없어 감으로 사진을 담는다.

안경을 쓰면 그나마 밝은데, 안경을 쓰며 안경에 김이 서리고 섰다 벗었다 하는 일이 귀찮아 대략 감으로 담아 

집에 와 컴퓨터로 옮겨 보정하며 보니 정밀하지 못하다.

 

그래도

아직까지 내 두 다리로 걷고 두 눈으로 아름다움을 보고 행복해하는 일에 감사하다.

 

아직도

야생화를 담던 전문 사진작가들의 사진 담는 모습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많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정성 그런 진지함 그런 포즈 긴 시간의 기다림 속에 태어나는 야생화에 비해 

부족함이 많은 내 사진을 보며

쌉쌀한 마음을 달래려고 싱싱한 생굴에 막걸리 한통 비우고 나니 딸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