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94)/ 인도
델리의 후마윤 묘지(Humayun's Tomb, Delhi; 1993)
델리의 후마윤(Humauyun) 무덤은 1570년에 세운 인도 아대륙 최초의 정원식 무덤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문화적 가치가 있다. 이 무덤은 다수의 주요 건축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타지마할(Taj Mahal) 건축에 이르러 정점을 이루었다. 무굴(Mughal) 건축 양식의 초기 발생 단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마윤의 무덤은 무굴 건축사에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제방과 수로가 있는 현존하는 무굴의 정원식 무덤의 전형으로 알려졌다. 이 무덤은 이중구조를 이루는 돔과 장대한 키오스크(kiosks)로 이루어진 대표적 건축물이다. 이러한 양식은 1세기 후에 완성된 타지마할에서 극치를 이룬다. 이러한 양식의 최초로 규격화된 작품임에도 후마윤의 무덤은 건축학적으로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인도 무굴 제국의 2대 황제인 후마윤의 무덤은 그의 미망인인 베굼(Hajji Begum) 왕비가 후마윤이 죽은 후 14년 뒤인 1569~1570년에 150만 루피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하였다. 건축가는 미라크 미르자 기야트(Mirak Mirza Ghiyath)이다. 이후 많은 통치자와 그들의 권속들의 무덤이 되었고, 현재 150구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이곳을 예부터 무굴 왕조의 공동묘지라고 불렸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무덤은 거대한 정원 한가운데에 있다. 정원은 수로로 연결된 연못들이 있는 차하르바그 양식(char baah; 네 겹)으로 이루어졌다. 정문은 남쪽에 있으며 서쪽에 또 다른 출입구가 있다. 동쪽 벽과 북쪽 벽 중앙 부분에 각각 정자와 목욕탕이 있다. 단독 묘는 높직한 넓은 계단식 기단 위에 놓였으며, 사방에 아치형의 작은 묘실이 딸려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4면은 길고 4면은 짧은 불규칙한 팔각형이다. 높이 42.5m의 대리석으로 만든 이중 돔을 무덤 꼭대기에 얹었고 그 옆에는 기둥 측면에 장식을 한 키오스크가 있다. 이들 한가운데는 거대한 둥근 아치 천장으로 덮였고, 아치 천장 주변에는 더 작은 아치 천장들이 서로 마주보게 배치되었다. 실내 구조는 따로따로 구분된 아치 천장이 덮고 있는 거대한 팔각형 방으로 갤러리와 통로로 서로 연결되었다. 이 팔각형의 구조는 2층에서 다시 나타난다. 내부는 장식한 돌로 만들었으며 대리석 가장자리에 흑백 무늬를 새겨 넣은 적색의 사암을 입혔다. 구내에는 이 밖에도 후마윤의 무덤 남동쪽에 세련된 정사각형 무덤이 있다. 이 무덤은 1590~1591년에 만들어진 ‘이발사의 무덤(Barber’s Tomb)’으로 알려졌다. 무덤과 주변 구조물은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원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근대의 손길을 최소로 받아 최고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무굴 건축의 발달사에서 후마윤의 무덤이 지니는 중요성은 실로 크다. 이 무덤은 장기간에 조성된 최초의 왕의 무덤이며 여러 면에서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원식 무덤을 인도 아대륙에 전파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후마윤은 이슬람 세계로 폭넓은 여행을 했으며, 특히 중앙아시아의 페르시아를 다녀온 후 자신의 무덤에 건축 예술을 도입할 생각을 품었다. 결국 미망인의 지시에 따라 이 무덤에 후마윤의 생각을 적용하였다. 후마윤의 무덤은 역사적으로도 가치를 존중받았으며, 그 덕분에 원래 상태대로 온전히 유지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을 잘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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