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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중국 -29) 푸젠 성 토루(福建省 土楼; Fujian Tulou; 2008)

세계문화유산(52)/ 중국


푸젠 성 토루(福建省 土楼; Fujian Tulou; 2008)

 

푸젠 성 토루(福建省 土楼)는 흙으로 다져 굳힌 하카인과 푸젠 성 남서 다른 산악 지방의 흙 건축물이다.

이것들은 대부분 12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토루는 보통 크게 에워 싼 건축물이다.


사각형이나 원형을 가지며,

 매우 두껍고 무게가 나가는 흙벽과 나무 골조로 지지를 하며 2층에서 5층의 높이로 쌓는다.

이 흙건축물은 하나의 문을 가지며, 10cm 정도 두께의 문을 단다.

맨 꼭대기에는 비적을 방어하기 위한 총구를 만들어 두어 방어용의 목적도 가진다.


추시 토루군(初溪土楼群)과 톈뤄컹 토루군(田螺坑土楼群), 허컹 토루군(河坑土楼群), 훙컹 토루군(洪坑土楼群),

가오베이 토루군(高北土楼群), 다디 토루군(大地土楼群), 옌샹루(衍香楼), 후이우안루(怀远楼), 전푸루(振福楼),

허구이루(和贵楼)가 전통 거주와 방어 등의 특별한 예로 200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1980년에 푸젠 토루는 다양하게 불렸다.

하카 토루, ‘땅집’ 또는 단순히 토루라고도 불렸다.

90년 이후로 중국 건축학자들은 푸젠 토루라고 용어를 통일하였다.


중국 푸젠 성 서부와 남부의 높은 산과 험한 고개에 위치한 ‘토루(土樓)’는

독특한 건축 풍경과 유구한 역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의 5대 민가 건축 양식 중 하나다.

원형, 장방형, 팔각형, 반월형, 타원형 등 여러 가지 양식으로 표현된 토루는

주거와 방어 기능은 물론 미적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토루는 송(宋)ㆍ원(元)나라 때 생겨나기 시작해

명(明) 왕조 초ㆍ중기에 가장 성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600∼700년 전의 가옥에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져 현재까지 살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수백 년 전의 현장과 역사의 흔적을 더듬으며

중국인의 진한 삶의 체온을 느꼈다.


계 유일무이한 민가의 보물

 샤먼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난징(南靖) 현을 찾아가면 세계 유일무이한 향촌 마을 토루에 이른다.

토루를 보러 가기까지 굽이굽이 올라간 산길은 대관령을 뺨칠 정도로 가파르고 험악했다.

산기슭 아래 오롯이 자리한 흙집 토루는 비행접시 같기도 하고 거대한 버섯 같기도 한 기묘한 형상을 띄고 있다.

생김새 덕에 과거 미 정보국 원격 탐지위성에 포착됐을 때 핵탄두 발사 기지로 오인도 받았지만

한족의 한 갈래인 객가인(客家人)들이 수백 년 동안 대대로 사는 삶의 터전이자 푸젠 성의 관광 자원이다.


객가인은 ‘타향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원래 중국 황허 북부에 살았으나 전란을 피해 중국 각지로 이동해 푸젠 성까지 이르렀다.

원형 토루 중 큰 것은 높이 20여m에 지름 100여m, 둘레 260여m로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쉽게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은 오직 하나다.

외부에서 보면 폐쇄적이지만 대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중국 영화에서 보았던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과 마주한다.


가운데가 뻥 뚫려

푸른 하늘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내부는 목조물로 짜 맞춰 만들어진 3~5층 규모의 집합 주택이다.

방이 서로 빈틈없이 연결돼 있는 구조로 1층은 주방, 2층은 창고, 3층은 침실 등으로 활용하는데

1~2층은 창문이 없고, 3층 이상부터는 작은 창문을 냈다.

이는 과거 외적의 침입이 많았을 때는 출입문을 봉쇄하고 창문을 통해 활을 쏘면서 저항하는 등

철저하게 방어에 유리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토루는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더불어 순박하게 살아가는

객가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세계문화유산이다.


공동체 형태로 살아가는 독특한 문화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토루 안에는

사당과 학당, 서재, 조당, 우물 등이 갖춰져 있다. 토루는 말 그대로 하나의 작은 사회인 셈이다.

 객가어를 사용하는 객가인 후손들이 남아 지극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극히 평화로운 향촌의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농사, 관광 수입 등으로 살아간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신비감을 품은 채

이곳저곳 가판을 기웃거리며 흥정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은 청정마을

 토루 인근의 원숴이 요우(元水搖)는 산자수려한 자연 환경과 유구한 전통문화를 간직해 온 유서 깊은 고장이다.

토루 뿐만 아니라 원숴이 요우도 아직 한국 관광객에게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다.

개방 중국의 빛과 그림자를 찾을 수 없는,

평평한 돌로 다진 골목길을 따라 시골 정취를 되새기며 순수한 사람들의 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청정고을이다.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느긋하게 마을을 돌아봤다.

세월의 풍파가 오히려 멋스러운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가옥, 마을의 어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순박한 사람들,

아직 얼굴에는 앳된 모습이 남아 있는 아기엄마,

허름한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 노인의 잔잔한 미소, 냇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네,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찻잎을 손질하며 수다를 떠는 여인들,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과 물레방아 등이 정겹게 다가온다. 마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바쁜 일상 속에서 내 자신도 모르게 하나하나 흘리고 온 추억들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마을 골목길을 기웃거리다 보면 ‘살면서 맛보는 행복들’이 아주 가까이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마음이 넉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