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호수 공원 가을 이야기
10월 첫날,
2018 고양 가을꽃 축제가 고양 호수 공원에서 열려 꽃을 보러 갔다가
호수 공원 풍경을 담았는데,
10월 마지막 날,
호수 공원 풍경과 가을꽃 축제에서 담았던 사진을 이제 올린다.
참으로 시간이 빨리 지난다.
엊그제
이곳에 왔다는 생각인데,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젊었을 적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시간을 더욱더 값지게 보냈을 터인데, 삶은 지나고서야 후회하는 것을
시월 마지막 날 다시 절감한다.
꽃은 아름답다.
그러나
아무리 꽃이 아름다워도 제 철이 지난 후 보는 꽃은 어딘가 다르다.
제 철 과일이 맛과 영양에서 가장 뛰어나듯 진정 아름다움은 제 철에 피는 꽃이고
제 철에 보는 꽃이다.
인디언 쿠스코 공연
호수 선착장 앞에 마련된 ‘인디언 쿠스코’ 부스에서는
4인조 에콰도르 인디언들의 전통 음악에서부터 인디언들과 관련된 다양한 액세서리도 만나볼 수 있다.
신명 나는 울림 노래가 더해진 이색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인디언 쿠스코의 모습.
△
라마 인형을 비롯한 각종 인디언 액세서리도 판매 한다.
인디언의 동물 중의 하나인 라마 인형
라마
소목 낙타과에 속한 포유동물.
라마는 야생상태로는 현존하지 않는 동물로, 잉카 문명 시대부터 짐 운반을 위한 가축으로 사육되어 왔다.
대부분 남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털, 가죽, 기름을 얻기 위해 사육한다.
△
꽃이라고 해서 항상 아름다운 것만은 아닌가 보다.
제철의 꽃과 제철이 지나간 꽃을 보는 느낌은 판이하다.
10월 중순까지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10월 말에 꽃을 보니 알 수 없는 애처로움이 배어나는 것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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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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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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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분수와 수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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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분수와 수련
▽
문득
오래전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생각나
회상하며 스토리를 싣는다.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제65회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수상작 / 각색상, 음악상 후보작
1992년에 개봉한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 크레이그 셰퍼, 브래드 피트 주연의 작품.
전 시카고 대학 교수 였던 노먼 맥클레인(1902~1990)이 자신의 실화를 토대로 1976년에 출판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매클린 가족은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인 아버지와 어머니,
본 작품의 주인공 노먼과 그리고 세 살 터울의 동생인 폴로 이루어져 있다.
아버지는 집에서 절대적인 존재이며,
감정 표현의 억제,
원칙의 고수,
인색한 칭찬으로 가족들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그러나 그의 엄격함 뒤에는 문학과 낚시의 열정,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큰아들인 노먼은 여러 면에서 아버지를 닮은 소년이다.
노먼은 지나치다 싶은 아버지의 교육과 통제를 순순히 받아들여 아버지처럼 문학과 시를 사랑하며
모범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반면
폴은 노먼과 우애 깊은 사이이기는 하지만 여러 면에서 달랐다.
그는 어려서부터 열정적이며 과감했고 때론 무모하기조차 했다. 노먼은 신중하고 사려 깊으며 순종적이지만
리더는 되지 못한다.
반면 폴은 매력적이고 충동적이며,
그만이 가진 카리스마로 항상 집단의 중심에 선다.
노먼은 아버지의 혹독한 가르침을 싫어하지만
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그 나름대로의 지식과 기술을 획득해 나간다.
그러나
폴은 언제나 아버지의 규칙을 깨고 그 엄격한 통제로부터 벗어나려 반항한다.
폴은 끝내 아버지의 권위에 무릎을 꿇지 않고, 아버지 역시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
낚시할 때도 폴은 아버지가 가르쳐준 메트로놈의 4박자 규칙을 깨고
자기만의 독특한 숭어잡이 리듬을 개발한다.
항상 아버지 말에 복종하던 노먼과
아버지의 규칙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던 폴은 나중에 전혀 다른 결과를 맞게 된다.
노먼은 아버지곁을 떠나 동부의 명문대학을 졸업하지만,
항상 아버지를 벗어나고자 하던 폴은 아름다운 대자연이 있는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조그마한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한다.
성인이 돼서도 폴은 여전히 규칙을 깨고 위험한 행동을 즐겨 한다.
근무 시간에 술에 취하는가 하면,
인종차별이 심하던 그 시절에 인디언 여자를 데리고 술집에 가서 일부러 눈길을 끌기 위해
도발적인 춤을 추기도 하며, 싸움판에 말려들기도 한다.
나중에는 위험한 도박에 빠져 들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빚을 지게 되고 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낚시는 이들 부자간의 관계를 은유한다.
두 형제 모두 강력한 아버지의 이미지에 압도당하고 거기에 영향받고 의존한다.
그러나
낚싯바늘에서 풀려날 수 있는 길은
낚시꾼 쪽으로 헤엄쳐 가서 낚싯줄을 느슨하게 한 다음 낚시 고리로부터 자유로워질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노먼은 아버지에게 순종하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결국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자유를 얻는 데 성공한다.
반대로 폴은 끊임없이 아버지의 규칙을 깨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줄은 더 팽팽해지고
갈고리는 몸 안에 더욱 깊숙이 박혀 지쳐가는 물고기와 같았다.
폴의 비극은
이렇게 몸부림치는 물고기처럼 결국 아버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아버지는
폴이 죽고 난 한참 후에야 죽은 아들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그는 아름다웠다"라고.
그리고 죽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교회 강단에 선 아버지는 비로소 회한에 잠겨 이렇게 말한다.
"사실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베풀 것인지,
얼마나 자주 베풀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야합니다.
설사 그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오래된 영화를 회상하는 이유는 강에서 아버지와 두 아들이 낚시를 하던 때가
가을이었던 장면이 인상 깊어 문득 돌이켜 본다.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2018년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가을도 이렇게 저물어 가고 머잖아 차가운 북풍이 내려오면
초목은
자기의 색깔을 잃고 먼 여행을 떠난다.
해마다
왔다가는 10월이지만, 유독 10월이 가는 것이 더 아쉬운 것은 풍요를 주고 떠나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그것뿐이겠는가!
화려하던 초목의 푸르던 잎들은 서늘한 바람에 떠나고
허연 서리 맞으면 향기 더욱 진하던 노란 들국화.
그리고
다가올 날은
차가운 북풍이 빈 가지 사이를 무심히 지날 것이기 때문이다.
남은 우리는
좋은 사람과 정 주며 가슴의 빈 곳을 또 다른 따스함으로 채워야 할 것이다.
2018년 10월 마지막 날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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