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폭포와 주상절리
언제 :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어디 : 경기 연천군 연천읍 부곡리 193
오늘은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재인폭포를 혼자 다녀왔다.
찜통더위와 열대야로 올 여름도 참 힘들었는데
입추가 지나면서
조석간 기온 변화가 생기더니 처서가 지나 새벽엔 이불을 덮어야 잠을 잘 수 있음은 여행하기 좋은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07:40
배낭에 긴팔 옷과 카메라 그리고 커피를 담고 집을 나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동두천역 도착
10:40
전곡행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서 재인폭포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김밥 두 줄 사서 점심을 챙기고
11:40
재인폭포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인 고문리에 내리니
12:05
12:05
전곡에서 고문리까지 나를 데려다 준 마을버스.
인터넷 검색하니 재인폭포까지 도보로 약 50분 소요된다는데,
날도 좋고 주변 풍경도 좋으니 가볍게 걷는다.
결명자
높이 70~100cm. 6월 중순에서 8월에 노란색 꽃이 피는데 정말 오랜만에 본 정겨운 꽃이다.
1961년 초등학교 3~4학년 때
추운 겨울 난로도 피우지 않은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나면 왜 그렇게 춥고 떨렸었던지
그때
당번이 큰 주전자에 결명자 찻물을 가져오면 도시락에 부어 마시며 추위를 달랬었고 우리는 "오차"라고 불렀고,
다방에 가면 처음 나오는 물이라며 제법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한탄강 댐
비가 많이 내려 한탄강 댐이 가득 차면 재인폭포까지 물이 닿는다는데
지금은 잡초만 자라고 있다.
어디서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볼 수 있을까 하기사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차를 타고 휙~ 스치는데 누가 이런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언뜻
산허리 움푹한 곳에 재인폭포가 있을 것 같다.
이곳은 한탄강 댐 유역이라 농사를 짓지 못하니 잡초만 무성한데 뭔가 이상한 나무들 발견했다.
향나무 같은 나무를 다른 나무가 안고 있는 모습이다.
나팔꽃도 담고
싸리꽃
군시절 부터 싸리꽃을 보면 산골 30리 시집 가신 큰누님 생각이 난다.
먼 산도 고인 물에 담아보는 노닥거림
12:35
재인폭포 도착하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듯 우선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담아온 커피를 마시며 재인폭포는 인터넷에서 본
모습과 같을까 혹은 다를까
상상한다.
27m 높이의 전망대인 스카이워크(Sky-walk) 투명한 유리바닥 위에 서서
발아래 펼쳐진 풍광을 감상하는 짜릿함도 맛 보며 기운차게 내리는 재인폭포의 웅장한 기운을
내려다 볼 수 있어 좋다.
재인폭포
지장봉(877m)이 원류인 이 폭포는 한탄강 서쪽에 깊숙이 자리해 있다.
폭포의 길이는 18m이며, 폭포 주위는 길이 100m, 너비 30m, 깊이 20m 정도로 큰 Y자형 협곡을 이루며,
검은빛을 띠는 화강암·현무암 등이 계곡과 조화를 이룬다.
폭포의 상류 쪽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청옥색의 용소(선녀탕)가 있으나,
지금은 군작전지역으로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
27m 높이의 전망대 계단을 내려가면서 본 재인폭포
▽
한탄강 댐으로 흐르는 폭포수
철계단을 내려가면 재인폭포를 가까이 만날 수 있고 주상절리도 볼 수 있다.
재인폭포 상류
재인폭포
적당한 수량으로 기운차게 내리는 폭포수
기운차게 내린 폭포수의 파열
재인폭포
△
폭포 주변 주상절리
▽
재인폭포는 지질명소로써 2015년 12월 18일,
환경부 국가지질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화산분출로 형성된 용암대지가 한탄강에 의해 깎여 드러난 주상절리 협곡에 위치해 있으며,
폭포를 둘러싼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은 켜켜이 쌓인 층위들로 인해 경계 지어진 자연의 역동감을 보여준다.
주상절리는 주로 현무암으로,
화산 용암이 식으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수축된 바위를 일컫는다. 바닷가나 강가에서 많이 보이는데,
비무장지대(DMZ)를 흐르는 한탄강에도 다채로운 주상절리대가 있다.
▽
평지인 전망대에서 재인폭포로 내려오는 계단
즉
한탄강은 평지에서 이 정도 높이를 내려와 계곡을 이루며 흐른다.
전망대 아래에서 주상절리와 함께 전망대를 담는다.
참 날씨 좋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폭염과 찜통더위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이따금
군용트럭이 지나가고 재인폭포 가는 승용차 외엔 특별히 다니는 차량도 없어 인도를 따라 재인폭포 가는 길은 도로를 제외한
양쪽은 잡초가 우거진 개활지에 포병 훈련하는 것을 보니
마치
내가 1973년 ~1975년 군 생활했던 강원도 화천 사방거리를 연상케 한다.
6년 전 정년퇴직 후
그동안 거친 삶에 지친 영혼과 몸을 자유롭고 향기롭게 거듭나고 싶어
비록 느리지만 뚜벅뚜벅 걸으며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별탈없이 국내 명소를 찾아 다녔는데,
2016년
글을 쓰는 지인이 정년 퇴직하면서 승용차 여행을 하니
대중교통 여행의 가장 큰 문제인 연계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어지고, 많은 곳을 다닐 수 있으며,
끼니를 놓치는 일이 없어 좋았다.
그러나
놓치고 있었던 한가지는 바로 걷지 않고 뒷풀이는 맛난 음식에 소주 혹은 맥주를 곁들였으니
일년 동안 나도 모른 사이 체중이 5kg이 불어
오늘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혼자 재인폭포를 다녀왔다.
(재인폭포가 말랐을 때 모습 - 모셔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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