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팽목항 그리고 세월호
언제 : 2017년 6월 16일 금요일
어디 :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삼가 세월호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빌며.
팽목항에 희생자 분향소가 차려 있었을 때 찾아가 분향을 못 한 일이 평생의 후회로 남을 것이다.
솔직히
할 말이 없다.
진즉 찾아와 분향할 수 있었는데도,
핑계를 대자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 팽목항까지 왔다 갈 일이 까마득하였고, 아이들 승용차라도 빌려 타고 다녀오고 싶었지만
여의치 못했다.
세월호도 인양하여 목포항에서 필요한 작업을 하는데,
너무 늦었지만,
진도를 찾을 좋은 기회가 생겨 팽목항을 찾아 눈시울을 적시며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나에게 입이 만 개 있으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불의에 저항하며 올바른 말 할 줄 아는 입 하나면 충분한데 가슴을 누르고 묵언으로
빨간 등대까지 오가며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내 자식이,
내 가족이 희생이 되었다면......
팽목항 가는 길
멀리 빨간 등대 팽목항이 보이네
팽목항
입을 열면 울음이 먼저 나올 것 같아 입을 닫았다.
△
세월호 희생자 명단 위에 놓인 목탁
▽
팽목항에서 조도 - 침몰지역 - 까지 운항하는 배
2017년 3월 22일 오전 10시 세월호 시험인양 시작
2017년 3월 23일 03:45
침몰된지 1073일만에 세월호 선체가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잭킹바지선 두 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가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오네.”
세월호가 침몰 1,073일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런 혼잣말을 내뱉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 가라앉은 후 3년 여간 지지부진했던 인양 작업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인용 결정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의구심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탄식이다.
‘이렇게 빨리 올라올 수 있었는데 그 동안 왜 인양되지 못했느냐’는......
말하기 싫었다.
그곳에서 묵언으로 머무르다 서산에 걸린 해와 함께 팽목항을 떠났다.
진도 팽목항을 다녀와서
왜 시간이라는 해괴한 단어는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아침 해가 솟으면 각자 할 일을 하고 저녁놀 따라 어둠이 찾아들면 쉬며, 저절로 계절은 오고 가는데
부질없이 시간이란 개념을 만들어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해(年)가 갈수록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시간이란
3차원의 현실 우주는 세로·가로·높이의 방향으로 펼쳐지는 공간과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기초로
하여 성립되며, 시간은 공간과 과학 및 철학의 기저를 이루는 주요한 개념이다.
시간(時間, time)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개념이며, 세월(歲月)이라고도 한다.
그 시간, 그 세월에 의해
역사와 문화가 발전하고, 삶의 질이 달라지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짧은 우리 생에서
삶에 허덕이고 환경에 억압받으며 삶의 본질인 자아를 잃어 우마처럼 세월에 끌려가고 있는지 모른다.
다시
세월호 희생자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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