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
정채봉(1946~2001)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상면하던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아이가 자라 처음으로 엄마, 소리를 내던 그때를 기억하시는지요.
빳빳한 새 시간 한 벌씩이 모두에게 나누어지는 새해 머리입니다.
나날 속에 마침내 때 묻고 거칠어질 것을 잘 알기에, 설레던 첫마음 자리가 더 애달프지요.
그러므로 더욱 간절히 빌건대,
바다로 가는 냇물처럼 아아,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깊어지고, 날마다 넓어지소서. 첫마음!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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