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그런가요?
2012년 12월 29일
임진년도 이제 이틀 남았습니다.
종일 싸락눈이 내리는데 마음이 혼란스러워 집에 있질 못하고
눈 내린 원적산에서 천마산까지 6시간 걸으며
한 해를 돌아봅니다.
쉬엄쉬엄 걷는 여유로움과 소리 없이 내리는 눈
그리고
몽환적인 풍경과 그 안에 적막.
이따금 눈 내리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다들 귀가를 서두르는데 나는 이제 걷기 시작합니다.
산 새 한 마리가 내 곁에 날아와 뭐라고 하는데
알아들을 수 없어 사진이나 한 장 찍어주고 추우니 집에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전깃줄과 멀리 전봇대가
싸락눈 속에 몽환적 풍경을 연출합니다.
문득
눈을 맞으며 함께 걸을 수 있는 벗을 그리는 부질없는 욕심을 부려 보았습니다.
연말이라 그런가요?
눈 속에 벌거벗고 서 있는 나무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잔인한 생각인가요?
눈 내리는 몰랑 길을 부부가 함께 걷는 모습이 매우 행복하게 보입니다.
저 위에 보이는 정자에서 점심을 했던 곳입니다.
무얼 기원하며 돌을 올렸을까요?
재물
사랑
건강
나는 건강을 기원하였습니다.
눈 내린 소나무 숲과 정자 그리고 계단을 걷는 사람이
한 폭 동양화를 보는 듯 합니다.
연인송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역시
혼자 걷는 것보다는 둘이 걷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저 끝이 오늘 산행의 끝 길 입니다.
임진년은
제가 태어난 해입니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더니
이제는
제가 그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니 정말 짧습니다.
행복도 아픔도 순간
삶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선인의 말씀을 새기면서
남은 여정
어우러져 웃으며 가볍게 가렵니다.
계사년 새해!
우리 함께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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