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자락의 창덕궁 비원(秘苑)
창덕궁을 다 돌아보지 못하고 15:00 비원에 입장을 해야 하기에 서둘러 비원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비원은
자유스럽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정해진 시간에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비원 입구
부용지(芙蓉池)와 부용정(芙蓉亭)
조선의 궁궐 연못은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
사상에 의해서 조성되었다.
부용지도 땅을 상징하는 네모난 연못 속에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섬을 만들었다.
연못의 동남쪽 모퉁이 돌에는 뛰어오르는 형상의 물고기 한 마리가 새겨져 있다.
부용정(1792년 건립)은 十자형을 기본으로 하되, 남쪽으로 양쪽에 한 칸씩
보태 다각을 이루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정자이다.
1795년 정조는 사도세자와 혜경궁의 회갑을 기념하여 화성에 다녀온 뒤
너무 기쁘고 즐거워서 부용정에서 규장각 신하들과 낚시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사정기비각
주합루(宙合樓)
주합루는 1776년(정조 즉위년)에 지은 2층 누각이다.
아래층은 왕립도서관인 규장각 서고이고 위층은 열람실이다.
초기 왕실도서관으로 출발한 규장각은 점차 정책연구기관으로 기능하여
정조의 개혁 정치와 조선 중기 문예 부흥의 산실 역할을 하였다.
채제공, 정약용, 이가환, 박제가, 유득공,이덕무 등 적서(嫡庶)의 구별 없이 다양한 인재들이 여기서 활동하였다.
주합루라는 편액은 정조의 친필이다. 주합루의 정문인 어수문(魚水門)에는 임금을 물에, 신하들을 물고기에 비유하여 군신의 융화적 관계를 함축한
뜻이 담겨 있다. 어수문은 임금이, 그옆의 작은 문으로는 신하들이 출입했다.
옛 우물터
영화당(暎花堂)
영화당은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현재 건물은 숙종 18년(1692년)에 재건한 것이다.
왕족의 휴식공간이자 이 건물의 앞마당인 춘당대에서는
친히 임금이 참석한 가운데 인재 등용을 위한 과거를 실시하였다. 영화당 현판은 영조의 어필이다.
창경궁 식물원
의두합
불로문(不老門)
불로문은 하나의 통돌을 깎아 세운 문으로 임금이 무병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양산을 쓴 여자분이 안내원이다.
기오헌(寄傲軒)과 의두합(倚斗閤)
기오헌과 의두합은 효명세자가 지은 건물로 단청을 칠하지 않은 소박한 건물이다.
효명세자는 아버지인 순조의 명으로 대리청정을 하면서 안동 김씨의 세도를 견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이때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 할아버지인 정조였으므로 주합루 뒤쪽에 집을 짓고 이곳을 나라 일을 생각하는 장소로 삼았다.
효명세자는 1830년 대리청정 3년 만에 22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 후에 익종(翼宗)으로 추존되었다.
애련지(愛蓮池)와 애련정(愛蓮亭)
숙종18년(1692년)에 만들어진 연못과 정자이다.
숙종은 『애련정기(愛蓮亭記)』에서 '연꽃은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우뚝 서서 치우치지 아니하며 지조가 굳고 맑고 깨끗하여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에 이러한 연꽃을 사랑하여 새 정자의 이름을 애련정이라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연경당(演慶堂)과 선향재(善香齋)
『궁궐지』에 의하면 1828년(순조28년) 왕세자였던 효명세자가 사대부
집을 모방하여 궁궐 안에 지은 120여칸 민가형식의 집이다.
대문인 장락문(長樂門)은 달에 있는 신선의 궁궐인 장락궁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주자가례(朱子家禮)를 따라 주인대감의 일상거처인 사랑채와 안주인 등 여성들의 공간인 안채로 나뉘어져 있다.
선향재(善香齋)는 서재로 이용되었다.
농수정
존덕정(尊德亭)과 폄우사(砭愚榭)
존덕정(1644년 건립)은 육각정자 형태로 겹지붕이 특이하다.
내부에는 '萬川明月主人翁自序'라는 정조의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다.
옛날에는
다리 남쪽에 일영대(日影臺)를 설치하여 시각을 측정했다고도 한다.
폄우사는
순조의 세자 효명세자가 독서하던 곳이다. '砭愚'란 어리석음을
경계하여 고쳐준다는 뜻이다.
관람정(觀纜亭)
관람정은 평면이 부채꼴 모양으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태의
정자이다.
관람정 앞 연못은 대한제국 말기나 일제 초기에 현재와 같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람은 닻줄 즉 배 띄움을 구경한다는 뜻이다.
승재정
존덕정 일원
청의정과 태극정
소요암(逍遙岩)
인조의 玉流川이라는 어필 위에 숙종의 오언절구시가 새겨져
있다.
飛流三百尺 폭포는 삼백척인데
遙落九天來 멀리 구천에서 내리네
看是白虹起 보고 있으면 흰 무지개 일고
飜成萬壑雷 골짜기마다 우뢰소리 가득하네 소요암
소요정
옥류천 일원
15:00
창덕궁 후원인 비원에 입장하여 안내원의 각 건물과 정자 그리고 연못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옥류천까지 돌아보니
어느덧 16:30
아직 창덕궁을 자세히 보지 못하여 부지런히 돌아나와 창덕궁을 보고 나니
17:30
창덕궁을 나오면서
옛날 내가 근무했던 회사 건물에 불이 켜져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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