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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대구+경북 여행

(경북) 소백산(小白山) 연화봉(1,383m)과 죽령

소백산(小白山) 연화봉(1,383m)과 죽령

 

일시: 2010.10.11.월요일

어디: 희방사-연화봉-제2 연화봉-죽령

소요시간: 11:10 희방사역--12:40 희방사-- 15:00 연화봉 --17:30 죽령

 

 

 

 

13:20

희방사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고 물통에 물을 채우고 소백산행에서 가장 난코스인 희방 깔닥재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희방사 모퉁이를 돌아서니 부도탑 옆에 산행인의 행복을 비는 비석이 풀 속에 묻혀 있다.

 

 

14:00

깔닥고개를 오르는데 힘이 들었다. 그러나 쓰러지지 않는 한 발걸음을 움직여 연화봉에 오르리라.

아무리 산 오름이 힘들다 한들 인생길보다 험하고 힘들까?

월요일인데도 몇몇 산행인을 만났다. 나는 이제 연화봉에 오르는데 그들은 아마도 이른 시간에 비로봉을 올라 희방사로

하산하는 길인가보다.

깔딱고개를 통과 뒤돌아 보니 안개가 피어 오르는 멀리 도솔봉(1,314m)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15:00

드디어 연화봉(1,383m)에 도착했다. 지난 6월 25일 비로봉에서 바라만 보고 비로사길로 하산했던 그 연화봉.

흥분되는 가슴으로 발아래 풍경을 둘러보았다.

산. 산. 산. 봉우리. 봉우리들 그리고 그 골짜기 골골들은 안개에 묻혀 고요하다.

 

아~ 저 좁은 곳에서

우리는 편 갈라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며 썩은 냄새 풍기며 살고 있었구나.

이곳 연화봉의 칼바람에

내 안의 냄새나는 탐욕과 옳지 못한 것들을 토해내어 날려 버리고 싶다.

 

 

지난 6월 25일 비로봉에서 바라본 연화봉(가운데 높은 봉우리) 그곳에 지금 내가 섰다. 

 

연화봉에서 단양방향의 산세를 바라 봄.

연화봉 천문대 

 

연화봉에서 풍기방향의 산세를 바라봄

 

이렇게 힘들게 연화봉에 올라 한 시간도 머물지 못하고 또 저 냄새 나는 어두운 세상을 향해 내려가야 할 것을

왜 우리는 오름을 하는 것일까?

 

바로 視野의 문제이다.

사람이 꼭대기 (top)에 오른다는 것은 각고의 고통과 시련을 견디고 이겨내야 Top에 설 수 있는 것.

산 아래에서 보는 것과 산 중턱에서 보는 것과 산꼭대기에서 보는 것의 차이 그 시야의 차이를 기 때문에 꼭대기에 오름이라면

설명이 될 것인가?

그러면서

겸손과 배려를 배우는 것이 오름을 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비록 누군가가 어떻게 Top에 섰다 한들 가진 눈이 바르지 못하고 주위의 추종자에게만 둘러싸여 듣기 좋고 보기 좋은 것만 골라 보고

몇몇을 위한 결정을 한다면 그것은 썩은 눈을 가진 것보다 못하다.

정점에 선 사람은 옳곧은 판단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은 작금의 우리의 현실에서 너무나 절실히 요구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저 푸른 하늘을 우러러 크게 부끄럽지 않게 한 세상 살다 갈 수만 있다면

그것은 향기로운 삶을 사는 진정한 인생의 길일 것이다. 

 

 

 

 

멀리 제2 연화봉의 중계탑과 연화봉의 천문대 전경 

첨성대 모형의 천문대 

 

15:30

만족은 영원하지 않는다. 또한 영원이란 인생사에는 없다.

그렇게 힘들게 올랐던 연화봉을 한 시간도 머물지 못하고 또 연화봉을 떠나 죽령을 향한다. 

연화봉에서 제2 연화봉을 지나 죽령까지는 시멘트 포장도로라 도로사정은 좋으나 산행 인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코스였다.

 

연화봉 천문대도 시설 확충 중이고 제2 연화봉의 중계탑의 시설물도 공사 중이다. 

 

 

 

 

제2 연화봉을 지나 피곤해진 다리를 절으며 내려가는데

마침 작업차 한 대가 내려가기에 손을 들어 죽령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승낙해 약 1시간 정도 걸어야 할 거리를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고 죽령에 나를 내려 주었다.

그로 인해 죽령에서 땀을 씻어낼 수 있었고 고픈 배도 막국수로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생겨 다행이었다.

 

만약 차를 얻어타지 않았다면 죽령이나 단양에서 1박을 할 예정이었는데

17:55 죽령에서 단양으로 출발하는 막차 버스를 타고

18:30 단양 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 버스터미널 행 버스를 타 당일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죽령 풍경  

충북 단양 쪽 죽령 비와 상가 

 

 

경북 풍기 쪽 죽령 비와 시설물 

 

 

 

 

-여행후기-

이번

희방사- 연화봉- 죽령의 산행길이 지금까지 소백산을 찾은 다섯 번째이다. 

약 20년 전 희방사를 찾아왔고, 2007년 8월에 구인사, 2008년 10월 부석사, 그리고 2010년 6월 비로봉과 비로사, 그리고

이번 희방사와 연화봉 그리고 죽령이다.

 

우리나라 어떤 산인들 못생긴 산 있으랴만 소백산은 개인적으로 참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산이다.

시간과 체력이 받침이 된다면

다시 죽령에서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에 이르는 종주를 해 보고 싶은데 아쉬움을 남긴다.

 

다음은

또 어떤 산을 올라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내려다 볼까?

기대가 된다.

그러기 위해선 절제된 음주습관과 체력을 단련하여 별탈이 없어야 할 일이다.

걸을 수 있음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며......

 

2010년 10월16일 우촌 

  

2007. 8.28. 구인사 영주봉에서 바라 본 소백산 국망봉과 비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