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개심사(開心寺)
언제: 2009.10.22. 목요일
어디: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내일.
황금빛 들녘은 봄 여름 가을의 농사를 수확하는 가을걷이가 한창인데
정작
나는 이 가을에 무엇을 걷을 수 있는 것일까?
그래서
뭔가를 얻어보기 위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상왕산 자락의 개심사 “마음을 여는 절” 이라는 사찰을
다녀 왔다.
개심사 일주문
일주문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넓은 공터가 나오고 산비탈을 오르는 입구에 개심사란 각자의 바위와
세심동이라는 각자의 바위가 계단길을 안내하고 있다.
대략 1km오르니 상왕산 개심사란 현판이 가을 햇살에 빛나며 나를 반긴다.
좀더 가까이 가니 직사각형 연못에 개심사가 비추인다.
해탈문
안양루
개심사 대웅전(開心寺 大雄殿) 보물 제 143호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43호로 지정되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단층 건물로 651년(진덕여왕 5)에 창건, 1484년(성종 15)에 중창되었다.
구조는 다포(多包) 계통과 주심포(柱心包) 계통의 기법을 혼합한 절충식이다.
건물의 전후면에서 보면 처마 밑의 공포(栱包)는 다포집 계통이며 외부는 2출목(出目),
내부는 3출목으로 공간포(空間包)는 기둥 사이마다 2개씩 배치하였다.
외부 공포의 첨차 끝에 달린 쇠서는 2개의 앙설(仰舌)뿐이며, 건물의 옆면은 다포집 건축에서는
보기드문 맞배지붕 형식으로 중앙에 고주(高柱) 2개를 세워 종량(宗樑)을 받치도록 하였다.
건축 내부에는 옥내주를 세우지 않고 대들보를 앞뒤 평주(平柱)에 걸쳤으며, 그 위로 지붕 밑의
가구재(架構材)가 모두 노출되어 있다. 종량 즉 마룻도리를 받친 대공(臺工)들은 주심포집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이며, 마루대공 좌우에 첨가된 소슬도 주심포집에서만 볼 수 있는 재료이다.
기본적인 구성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 주심포집 건물인 무위사(無爲寺) 극락전과 비슷하다.
1941년 해체·중수 공사를 하였을 때, 중앙 마룻도리를 받친 장여에서
“成化二十年甲辰六月二十日瑞山地象山開心重創…”이라는 묵서명(墨書銘)이 발견되었는데,
성화 20년은 조선 성종 15년(1484년)에 해당한다.
개심사 영산회괘불탱 [開心寺靈山會掛佛幀] 보물 제1264호
1997년 8월 8일 보물 제1264호로 지정되었으며, 개심사에 소장되어 있다.
영산회상도는 부처가 인도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한 법회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 불화는 입상(立像)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상(坐像)의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을 협시(脇侍)로 한 삼신불화(三神佛畵)의 형식이다.
화면 가운데 본존(本尊)인 석가불을 크게 강조하였는데, 둥근 얼굴과 비대한 두 어깨, 유난히 길고 굵은 팔, 짧은 하체 등은 비현실적이다.
거신형(擧身形) 광배(光背) 안에는 모란 당초무늬와 연화, 변형된 화문 등으로 가득 채웠고 불의(佛衣) 안에는 원문(圓紋)과 보상화무늬를 빽빽하게 장식하였다.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은 본존에 비해 아주 작게 묘사되었다. 이중륜광을 지니고 있는
비로자나불은 지권인(智拳印)을, 노사나불은 두손을 어깨 부근에서 들어 올려 설법인(說法印)을 취한 전형적인 모습이다. 두광(頭光)의 화염무늬에 장식된 일곱 구의 화불(化佛)은 오른쪽으로부터 악기·금강저(金剛杵)·선정인(禪定印)·설법인·연화·지권인·변형된 설법인 순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이중륜광에 통견(通肩)의 불의를 입고 연화좌 위에 결가부좌한 형상으로 각기
다른 수인(手印)과 지물(持物)을 취하고 있다. 신광(身光)에 있는 여덟 구의 화불은 오른쪽으로부터 설법인·연화·변형된 설법인·선정인 등의 순서를 보이고 있다.
신광의 맨 밑에는 입상의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이 원형 두광과 거신형 광배를 지고 합장한 자세로 본존을 향하고 있는데, 형상은 보살의 전형적인 모습인 화관(花冠)에 천의(天衣)를 걸치고 있다.
색채도 홍색과 녹색을 주조색으로 해 신광 안의 문양과 어우러져서 화려한 분위기를 나타낸다.
화기(畵記)에 따르면 임금과 왕비, 그리고 세자의 만수무강을 빌고 있다.
개심사 대웅전 칠성탱화 [開心寺大雄殿七星幀畵]
조선 말기인 1887년(고종 24) 제작된 탱화로 개심사 대웅전 내 북쪽벽의 왼쪽에 걸려 있다.
크기는 가로 260㎝, 세로 205㎝이며, 중앙에 주존(主尊)인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를 중심으로 왼쪽에 3여래, 오른쪽에 4여래 등 칠성여래를 배치하였다. 주존 아래로는 좌우 협시보살인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각각 붉은 태양과 흰 달을 쥐고 있다. 하단에는 칠원성군을 배치하였는데, 칠성여래와는 달리 왼쪽에 4원성군, 오른쪽에 3원성군을 배치하여 비례를 이루고 있다. 칠원성군은 원유관(遠遊冠)을 머리에 쓰고 조복 차림에 홀을 들고 있다. 이밖에 치성광여래의 좌우에 각각 14수(宿)씩 모두 28수를 배치하였다.
심검당(心劍堂)
기둥과 대들목이 휘어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모나지 않는 다정함과 멋스러움이 있다.
무량수각
나오는 길
목장에는 황혼이 깃들고 기름진 황소떼가 마지막 배를 채우기에 바쁘다.
-여행후기-
개심사는 다른 사찰에 비해 작은 규모이긴 했으나
나름의 가치를 가졌으며 묵직함을 지녔다.
찾아가는 길은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 같은
한적한 곳이다.
개심사가 창건된 시기는 654년(백제 의자왕 14)이며, 1300년이라는 유구한세월의 고찰이다.
당시 혜감(慧鑑)이란 스님이 절을 짓고 개원사(開元寺)라 했다.
개심사라 불린것은 1350년 ( 고려 충정왕 2년) 처능(處能)스님이 중건하면서 부터이다.
1475년 중창, 1740년 중수 하였으며, 최근 1955년 전면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심 당우인 대웅보전과 요사로 쓰이는 심검당(心劍堂), 안양루(安養樓)등이 당우는 작은 규모이지만 충남의 4대 사찰로 불릴 만큼 가치있는 절이다.
계단을 다 오르면 직사각형 연못이 보인다. 풍수지리에 성왕산은 코끼리 모양이다. 부처님을 상징하는 코끼리에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을 가로지른 외나무 다리, 3단으로 쌓은 돌 벽이있다. 연못의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해탈문, 안양루, 심검당, 대웅보전 차례로 만난다.
개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은 대웅보전이다.
보물 제143호다.
그 안에 보물 제1619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엄정한 자태로 앉아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 중 하나로,
나무 위에 금박을 입혔다. 또렷하면서도 엄숙하게 표현된 이국적인 얼굴 등이 조각예술의 진수를 잘 보여준다.
대웅보전은 조선초기의 건물로 보물 제143호 지정돼있다.
하지만 정작 방문객의 시선을 끄는 건 대웅전 옆 심검당(尋劍堂)이다.
얽히고설킨 번뇌를 벨 반야(般若)의 칼을 찾는 집이란 뜻. 한데 이름은 날카로우나 자태는 더없이 순박하다.
사람 인(人)자를 겹친 맞배지붕 아래 이리저리 휜 목재를 기둥 삼았다. 단청도 하지 않았다.
껍질만 벗긴 소박한 두리기둥과 기둥 위를 가로지르는 창방의 나무들이 물결 같은 곡선을 그려낸다.
그 모습을 보자니 회색 도시에서 다져진 각진 마음이 은연중 둥글어 가는 듯하다.
사실 대웅전을 제외한 개심사의 대부분 건축물들은 이처럼 굴곡진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
명부전이 그렇고, 무량수각과 범종각, 해탈문 등도 비슷한 형태다. 개심사를 창건한 이는 기둥에 어떤 뜻을 담았던 걸까.
이강열 서산시 문화관광과 학예사는 "치목(다듬어진 목재)을 사용해 건물을 짓는 게 이리저리 휜 목재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쉬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왜 이런 목재를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절집을 돌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는 오롯이 방문객의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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