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4
어둠 깊은 곳에서
가장 낮은 소리로
나를
보러 온 사랑이여,
삭풍의 길 얼마나 험했으며
동토에서
꽃 피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가.
저 심연(深淵)으로부터
보일 듯 말 듯
한 잎 미소 안고
나를
보러 온 사랑이여,
시련만큼 향기 진하고
눈물만큼
미소 곱다.
욕심부리자면
인연
아니 될 것 있으랴만,
불결한 내 눈으로
차마
널 볼 수 없어
고개 돌려
널
훔쳐보고
등 뒤에 서서
널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