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초
백白 바지 차려입고 준수했을 때는
샤넬 향 어린
여인의
달콤한 사랑을 받았고
위스키 내음 배어나는
신사의 고뇌를
밤새
날 살라가며 달래기도 했었다.
어느 날
나를 탐했던 그들로
버림받아
발길에 차이고
비에 젖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꼬투리
그 삶을 위해
말없이 내 몸을 살랐거나
욕망을 감춘 체
순종하지는 않았지만
이기利己가 춤추며
비리非理가 냄새 풍기고
옳고
그름이
상실된 이 땅에서
또 채일까 봐
목구멍 타고 나오는 한마디 욕 못하고
침을 삼킨다.
한 때
슬픈 자의 친구가 되었기에
행복했노라며.
한 때
외로운 자의 애인이 되었기에
행복했노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