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텃새 한 무리
몰려 왔다 날아간
골목길
바람과 서리로
홀로 선
裸木
날마다
이별하는 것이
삶이라지만
변변한
작별도 없이 자리한
아픔
여름날
한번 쯤
보고 싶지 않았을까
가을날
한번 쯤
생각나지 않았을까
지쳐가는 동짓달
비가 내린다.
아직도
그 골목길 그 나목은
그 자리
그대로인데
하늘 향한 잔가지에
방울방울
수정 같은 그리움.
겨울날
눈이 되지 못하고
비 되어 내리는 아픔
차마,
내리는 것이
어디
빗물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