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그것은 철조망 없는 보호구역
날 때부터
이념도 사상도 상관없는
사는 것이
다 그런 줄 알았다.
바람이 찾아와 말을 걸면
하늘
저 끝이 궁금했고
빗 님이 얼굴을 씻어주면
산 너머
마을도 가 보고 싶었다.
빈부의 차이에 고민하지 못했고
동서화합을,
통일을
염원해 보지도 못했다.
좋다는 것이 무언지 알지도 못했다.
사는 것 다 그러려니 하며
사랑마저
무언지 몰랐다.
그것은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다만
사는 것은
값없이 되는 일 없다는 것
알았을 때,
새벽 어느 날
슬며시 문 열어놓고 나가라고
자유라고
가고 싶은 곳 갈 수도 없고
말하고 싶은 것 말할 수도 없는데
뜬금없이
문 열어놓고 나가라며
자유라고
무엇이 자유인지도 모르는데
자유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