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비는 숲으로 부터 내린다.
아직
내가 걷는 길 바닥에 빗방울 흔적 보이지 않는데도
숲은 먼저 알고
아우성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에 한 숨 돌리며
깔딱고개 지나면
몰랑에 이르 듯
우리의 여정과 같다.
가끔은
한 잔 술에 비틀거리고
허무하다고 흔적도 없는 웃음을 날리며
비틀거리며 길을 간다.
목적지를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
다만
가는 것이다.
언제는 숲에 길이 있었던가,
내가 가고 또 다른 내가 이 길을 걷다보면
길이 되는 것.
어둠은 숲에서 먼저 온다.
내가
숲길을 걸을 때 어둠은 저 만치
나를 따라오고
그러면
나는 또 다른 누구의 불빛을 찾아
어둠의 숲길을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