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고추잠자리 노는
언덕길 너머
불빛을 찾아가는 불나비처럼
지친 몸 끌고
길 오르다
내가 아닌 내가 찾아가는
선술집.
그으름 덕지덕지 묻은 목구멍에
한 잔 술
털어 넣으면
텅 빈 내장을 훑는 쾌감
그리고
저 발끝 삭신의 골짜기 마다 울려 퍼지는
짜릿한 흥분.
어느것 하나
쉽게 오는 것 있드냐만,
어느 멀고 먼 살기 좋은 곳에서
이곳까지 오느라
얼마나 힘 들었느냐.
내게 오기까지
꿈틀거림의 그 고통 얼마나 컸으랴만......
밤새
내 속을 휘감는 너로 인해
나는
행복 했다.
아직도
나는 그 환희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