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순(石筍)
파란 하늘
동체 하나가 하얀 선을 그어놓고
사라집니다.
그 선을 바라보는
나는
푹 삭힌 홍어 한 입 하는 것 같습니다.
동체가 빠져 나간 동굴에
석순이
자라 듯.
구름 낀 날은 소리로, 밤에는 빛으로 다가와
말도 없이 정좌를 틉니다.
맑은 날
또 다른 동체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얀 선을 남기고
다른 하늘로 사라지면
그런날은 어김없이
잘 삭힌 홍어 콧잔등 한 입 하듯,
오 가는
길도 없는데
내 가슴에 석순이 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