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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석순(石筍)

 

 

석순(石筍)

 

파란 하늘

동체 하나가 하얀 선을 그어놓고

사라집니다.

 

그 선을 바라보는

나는

푹 삭힌 홍어 한 입 하는 것 같습니다.

 

동체가 빠져 나간 동굴에

석순이

자라 듯.

 

구름 낀 날은 소리로, 밤에는 빛으로 다가와

말도 없이 정좌를 틉니다.

 

맑은 날 

또 다른 동체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얀 선을 남기고

다른 하늘로 사라지면

 

그런날은 어김없이

잘 삭힌 홍어 콧잔등 하듯,

 

오 가는

길도 없는데

내 가슴에 석순이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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