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3
널 처음 보았을 때
너는
잠꾸러기
틈날 때마다 널 찾으면
모르는 날
아는 체 않았다.
그러다가
바람 불면
널 찾는 나의 의미를 알겠다는 듯
가느다란 고개를
끄덕여 주었고
고운 햇살에 눈뜨던
어느 날
돌발적인 입맞춤으로
나를 알았다.
부끄러움도 익숙해지고
환한 웃음
보이면
나는
환희에
몇 날을 설레기도 했다.
아무나
나의 꽃
아니기에
궂은 날도
젖은
웃음으로
눈 감고
널
찾아간다.
나의 꽃
아무나
되는 것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