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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그 나무에 - 박숙인

 

 

그 나무에 / 박숙인

 

 

꽃이 되어 기대어 본다

내 고요 위에 비가 내리고

그 봄비에 젖어

낯선 것들과도 조우하며

예열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간절해서

긴 간이 의자가 숨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지그시 눈 감으니

거기에 네가 있었다

멀어지는 것들을 뒤로하고

인사도 없이 건네 온 계절이지만

봄꽃으로 환해서

순간순간이 좋아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봄이어서,

수없이 바람이 지나가도

한 계절 꽃으로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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