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0년 6월 13일 토요일
어디 : 인천광역시 강화읍 길상면 온수리
날 덥다.
먼 산에서 뻐꾸기 울음 소리 들리고, 어디선가 정오를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들린다.
성공회 강화도 온수리 성당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 종소리는
온수리 성당에서 아직도 낮 12시와 저녁 6시에는 종을 친다는 것을 성당 잔디밭에 물을 주던
노인에게 들어 알았다.
1950년대 초등학생 때였다.
일요일이라 친구들과 노는데 어머님께서 아버님 밭 일하시는데 새참을 갖다 드려라며
갖 삶은 감자와 반찬 그리고 막걸리 담은 주전자 들고
논길 지나 저수지 옆길 돌아 비탈길 오르는 햇빛 뜨거운 골짜기 어디선가 뻐꾸기 울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아버님 어머님 모두 우리 곁을 떠나시고
내 나이 일흔을 바라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전등사와 마니산은 자주 찾는데
우리나라 민간인이 지은 최초의 성당인 온수리 성당은 아주 오랜만에 찾아와
푸른 하늘 녹색 잔디 향 좋은 소나무 그리고 고풍스러운 솟을대문 성당이 너무 조화로와
더위도 피할 겸 오후 몇 시간을 그곳에서 놀았다.
강화 남부 선교의 중심으로 1897년 외과의사인 로스(Laws)선교사가 온수리에 진료소를 설치하고
1898년 가옥 한 채를 구입해 기도처를 설립하면서 선교가 시작되었다.
로스 선교사의 의료 활동으로 1906년 영세 희망자가 100명이 넘을 정도로 교세가 성장하여
지금의 자리에 한옥성당을 지었다.
영국 선교자금이 아닌 시작부터 축성까지 교우들의 봉헌과 헌신으로 만든 최초 성당으로
자립적 신앙의 상징이기도 하다.
총 27칸 일자형 한옥 건물인 안드레성당 내부는 바실리카양식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종탑은 솟을지붕 형식이며
교회와 종탑, 한옥 사제관 모두 인천광역시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교회 마당은 1919년 3월 19일 독립만세를 부르던 항일운동지이다. 선교 초기부터 진료소와 학교 건립 등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 온 실천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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