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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가을이면/유병운

 

 

 

 

가을이면

 

 

 

흰 구름 머무는 푸른 하늘 나는 빨간 고추잠자리 便에

밤새 쓴 

戀書 한 장 보내고 싶은데

 

이럴 땐

가슴에

한 사람 있으면 좋겠다.

 

 

새벽

골목길 나서다 만난 눈 시리게 고운 여명의

 희열

 

 

삶이 유영하는 술집 앞을 지나칠 때  

서글픔

 

 

귀뚜리 앓아

잠 못 이루는 푸른 밤 가슴 치는

 그리움을

 

또박또박

적어 

발가벗은 戀書 한 장 보낼 수 있고 

 

 

손잡고

요염하게 입술 내민 코스모스

들녘

 

걸을 수 있는

이 가을에 딱 한 사람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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