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 레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어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뽀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名詩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꾸는 나비/오세영 (0) | 2011.08.12 |
---|---|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0) | 2011.07.05 |
모란이 피기 까지는/김영랑 (0) | 2011.05.09 |
매화송(梅花頌)/조지훈 (0) | 2011.04.06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0) | 2011.03.19 |